"새벽에 깨서 잠 못 이뤄"…나이 들면 왜 숙면 어려울까?

[채규만의 마음이야기]

노인이 되면 1~2시간 잠을 자다가 깨면 다시 잠이 들기 어렵고 또는 소변 때문에 새벽 3시에 화장실에 다녀온 뒤 잠들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노년기에 속한 65세 내담자들을 상담하면서 수면에 관한 질문을 하면 대체로 “나이가 들수록 새벽 2-4시 사이에 잠이 깨고 한번 깨면 다시 수면에 들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수면 장애는 쉽게 말하면 두뇌의 불이 꺼지지 않고 깨어 있어 생기는 현상이다. 불면증은 생리적, 심리적, 영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정상적인 수면의 특징, 불면증의 정의, 수면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로 한다.

정상적인 수면의 정의

정상적인 수면은 신체적, 심리적 그리고 생리적 기능 회복을 위해 필수적이고 주기적인 생리 현상으로, 뇌와 신체가 활성화와 회복을 교대로 경험하며 건강을 유지하도록 돕는 과정이다.

정상적인 수면의 주요 특징은 4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는 NREM(비렘수면) 단계로 얕은 수면(입면 상태)이다. 수면의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으며 근육 이완과 심박수 저하가 일어난다. 소요 시간은 약 5~10분이다. 2단계는 안정적 얕은 수면 단계다. 체온이 낮아지고, 뇌파 활동이 느려진다. 수면의 약 50%를 차지한다.

3단계는 깊은 수면으로 신체적 회복과 면역 기능이 활성화된다. 성장 호르몬이 분비되며, 신체 재생과 치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4단계는 REM(렘수면) 단계로 빠른 안구 운동(Rapid Eye Movement)이 특징이다. 이 단계에서는 주로 꿈을 꾼다. 학습과 기억 강화, 정서적 안정에 기여한다. 정상적인 수면에서 깊은 수면(서파수면)은 수면 초반에 집중되고, REM 수면은 수면 후반에 비중이 높아진다.

정상적인 수면을 위한 적정한 수면 시간은 나이에 따라 다르다. 유아는 14~17시간, 청소년은 8~10시간, 성인은 7~9시간이 적당하며 노인은 7~8시간이 좋다. 더불어 정상적인 수면은 단순히 잠을 자는 행위가 아니라, 뇌와 신체가 체계적으로 회복하고 재정비하는 생명 유지 활동임을 명심해야 한다.

불면증의 정의

1) 수면 시작 어려움: 취침을 시도했는데 대체로 30분 이상 시간이 걸리면 불면증을 의심한다. 예를 들면 68세 노인이 매일 밤 잠들기 위해 눕지만 1시간 이상 뒤척이고 결국 스마트폰을 확인하며 시간을 보내거나 새벽 1시가 돼서야 잠이 들게 되는 경우다.

2) 수면 유지 어려움: 노인이 되면 1~2시간 잠을 자다가 깨면 다시 잠이 들기 어렵고 또는 소변 때문에 새벽 3시에 화장실에 다녀온 뒤 잠들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연구에 의하면 불면증의 60% 이상이 수면 중 빈번한 각성을 경험하며, 이는 호르몬 변화와 만성 질환과 관련이 있다.

불면증의 주요 원인과 구체적인 사례

1) 생물학적 요인: 멜라토닌 감소로 은퇴 후 건강 관리를 위해 규칙적인 식습관과 운동을 시작한 한 노인은 밤이 돼도 잠이 오지 않아 늦게까지 활동한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 멜라토닌 분비와 연관된다. 노인들의 멜라토닌 수치는 30대 대비 약 50% 이하로 감소하며, 이는 수면 리듬을 방해한다.

또한 노인이 되면 만성 질환이 수면에 악영향을 준다. 만성 질환이 있는 노인의 40% 이상이 불면증을 경험하며, 이는 수면의 질을 현저히 저하시킨다.

2) 심리적 요인: 스트레스와 불안 그리고 우울증 등이 있다. 스트레스는 신경계 각성을 유발하여 잠들기 어려운 상태를 지속시킨다. 또 불면증과 우울증은 상호 강화 관계에 있으며, 노인 우울증 환자의 약 80%가 심각한 수면 장애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규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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