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vs장기 기억, 어떻게 처리되나 보니...뇌 '이곳'에서 상호작용
해마의 신경세포에서 작업기억과 장기기억의 상호작용 발견
우리 뇌의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이 단일 신경세포 메커니즘의 산물이라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제 학술지 《신경세포(Neuron)》에 발표된 미국 시더스-시나이 메디컬센터 연구진이 주도한 논문을 토대로 의학전문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인간의 기억은 작업기억(working memory․WM)과 장기기억(long-term memory․LTM)으로 나뉜다. 작업기억은 작업 완료에 필요한 정보를 일시적으로 저장하고 처리한다. 이와 달리 장기기억은 인간이 획득한 지식을 사실, 사건, 기술 및 습관과 같은 별개의 범주로 정리해 장기 보관한다.
수십 년 동안 대다수 심리학자와 신경과학자는 이 두 가지 기억 구성 요소를 서로 다른 신경 과정에 의해 지원되는 별도의 시스템으로 간주해 왔다. 따라서 지금까지 수행된 대부분의 연구는 작업기억과 장기기억 과정 사이의 잠재적 연관성을 탐구하는 대신 이러한 시스템 중 하나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연구진은 최근 작업기억과 장기기억의 신경 기초를 동시에 조사했다. 그 결과 두 시스템이 내측 측두엽에 위치한 해마에서 상호작용하며 작업기억이 지속되면 장기기억 형성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작업기억(WM)과 장기기억(LTM)은 종종 별개의 인지 시스템으로 간주되지만 이러한 시스템이 기억을 형성할 때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와 관련한 뇌 활동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침습적 시술을 통해 뇌에 전극을 이식한 뇌전증 환자 41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이들 전극을 통해 기억 각인 및 정보처리와 관련된 다양한 뇌 영역의 신경세포 활동, 특히 해마와 편도체가 위치한 내측 측두엽의 단일 신경세포의 활동을 기록할 수 있었다.
환자들은 먼저 작업기억을 사용하도록 설계된 과제를 완료한 다음 장기기억 형성이 필요한 과제를 완료하도록 요청받았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이 두 가지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수집한 단일 신경세포 기록을 비교해 두 시스템이 단일 신경세포 메커니즘을 공유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편도체가 아닌 해마에서는 작업기억 유지 관리가 지속되는 수준이 높으면 나중에 장기기억으로 전환될지 아닐지를 예측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반면 동일한 신경세포에서 시각적으로 유발된 활동은 장기기억 형성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장기기억 형성 과정에서 기억 선택 신경세포는 작업기억을 유지하는 동안 지속되는 친숙한 자극에 더 강하게 반응했다”고 지적했다.
흥미롭게도 참가자들이 작업기억에 정보를 저장하는 동안 해마에서 범주 선택적 신경세포의 지속적 활동이 발생하게 되면 장기기억이 형성된다는 사실을 연구진은 발견했다. 또한 참가자들에게 강한 작업기억 활동과 관련된 항목이 제시됐을 때 장기기억과 관련된 선택적 신경세포가 더 많이 발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우리의 연구는 동일한 신경세포의 해마 지속 활동이 작업기억 유지와 장기기억 각인을 모두 지원하며 따라서 두 기억 시스템이 단일 신경세포 구성 요소를 공유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작업기억과 장기기억이 단일 신경세포 메커니즘에 의해 연결돼 있다는 이러한 발견은 두 기억 시스템의 연관성을 밝혀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cell.com/neuron/fulltext/S0896-6273(24)00661-5?_returnURL=https%3A%2F%2Flinkinghub.elsevier.com%2Fretrieve%2Fpii%2FS0896627324006615%3Fshowall%3Dtrue)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