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찾아보기

칼럼

두통약 가운데 줄은 쪼개먹으라는 금?

두통약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웬만하면 참거나, 혹은 참을 때까지 참다가 정 안되면 약을 먹는다는 사람들이 꽤 있다. "참을 때까지 참아 보다가 정 힘들면 어쩔 수 없이 먹어요." "내성이 생길까 봐 무서워서 못 먹겠어요." 혹은 "한 알 다 먹긴 좀 그래서 반 쪼개서 먹어요. 쪼개 먹기 쉽게…

감기엔 뜨거운 물보다 미지근한 물이 최고

날씨가 화창하고 좋다가 오늘처럼 밤새 쌀쌀해지고 비가 오는 날이면 감기에 걸리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 같다. 사실, 하루 추워졌다고 감기에 더 잘 걸리는 건 아니지만 (감기는 춥다고 걸리는 게 아니다!) 계속 날씨가 꽤 건조했고, 일교차도 심했고, 액면상의 날씨는 나들이에 너무 좋았기 때문에 옷은 하늘하늘, 얇고 가벼워졌고 즐겁게 놀러 다니느라…

지하철 풍경

“낄낄낄” 소리에 고개 들어 두리번거리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대부분 DMB(디지털 멀티미디어 이동방송) 폰이나 PMP(휴대용 멀티미디어기기)로 코미디 프로를 보는 젊은이들이다. 이어폰으로 조용히 듣다가 웃음보를 참지 못하고 터뜨리는 것은 그래도 양반이다. 아예 외장 스피커로 TV를 보면서 남 신경은 쓰지 않고 낄낄거리는 이도 있으니.…

달려라 사장

달린다. 화창한 봄날, 봄바람 맞으며 봄꽃 향기에 취해 달리고 싶지만, 1분이 아까워 회사 근처 건물 헬스클럽 트레드밀 위에서 그들은 달린다. ‘王’자 몸매, ‘S’자 몸피 때문이 아니라 살기 위해서. 내가 쓰러지면 회사가 쓰러지고 가족이 파탄 난다고 자신을 채찍질하며. 달린다. 대한민국 기업의 90%를 차지하는 벤처기업 또는 창업기업,…

‘웰빙 섹스’ 한번 해봅시다

자기들은 섹스 없이 너무나 잘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즉 섹스리스 부부라는 것이다. 남편과 손만 잡고 자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적어도 20년 정도 산부인과를 하다 보면, 그 사람의 20년을 보게 된다. 섹스리스가 정말 아무 문제가 없을까? 정말로 문제가 없는 식물 같은 부부도 있다. 오누이인지, 부부인지 분간이 안 가는…

첫 공개된 보물단지, 천리포수목원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배를 타노라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빛나는 꿈의 계절아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병 낫는 비결, 지하철에 있더라

흔들-흔들 거리며 사람들이 적당히 있는 오후의 지하철을 타고 갈 때면 무슨 생각을 할까? 나는 며칠 전 뜬금없이 "아~, 흔들리는 지하철에서 서 있으려는 노력은 건강하게 되려고 하는 노력과 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고도 참 엉뚱하다고 생각한 것이긴 하지만, 생활 속에서 깨닫는 삶의 지혜일 수도 있으니 한…

‘일자리 없다’와 ‘쓸 사람 없네’가 만나면…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을 전후해 세계인들로부터 IT(정보통신) 강국이라는 별칭을 듣습니다. 전두환 정권 시절 ‘정보화’라는 이름 아래 강력한 정보통신 정책을 펼친 이후 15년여 만에 제법 센 브랜드 네임(brand name)을 얻게 된 셈이지요. 개발도상국에서부터 경제 선진국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 국의 경제전문가들이 한국의 IT…

감기 걸리면 주사 꼭 맞아야 하나요?

어제부터 코가 좀 맹맹하고 목도 칼칼하더니, 아침에 일어나니까 목이 바짝 마르고 코도 막혔다. 여기서 문제. 이럴 때, 동네병원에는 언제 찾아가야 할까? (정답 상품은 제닥 무료 커피라도…) 1) 바로 간다. 2) 약국에서 종합감기약 같은 것을 사 먹어 보고 안 되면 가련다. 3) 견딜 수 있을 때까지 견뎌 본다. 약 먹는 것도,…

“남편의 발기를 끝내고 싶으세요?”

산부인과 의사를 하면서 나이가 드니까, 남자나 여자가 같다고 느끼게 된다. 특히 아들 하나, 딸 하나를 키우는 엄마 노릇을 하면서, 아이들이 어렸을 때, 아직 2차 성징이 없을 때는 성기만 빼고, 너무나 비슷하다. 꾸중하면 울고, 집에 혼자 있으면 무서워하고, 칭찬해 주면 으스대면서 기분 좋아하고, 용돈 주면 좋아하고…. 하지만 2차 성징이…

태반주사 파동을 보며: 소비자는 바보?

얼마 전, 시중에 유통되던 태반주사의 40%는 효과를 입증할 수 없다고 식약청이 발표했다.(참고: 코메디닷컴 뉴스 - 시판 태반주사 40% 판매금지) 이번 일은, 그 동안 의료 소비가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방향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앞으로 또 이끌려가려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였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계산적이고, 이익과…

“탄산음료 마시면 콩팥에 돌 생기나요?”

생각 밖으로 여러 사람들이 탄산수의 효능 또는 위험성에 대해 고민하거나 궁금해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름)의사인지라, 저널과 온라인 자료 검색을 통해서 (미약하나마) 궁금증에 대해 설명을 덧붙여 보려고 한다. 이번에는 "탄산수를 마시면 (신장) 결석의 가능성이 높아지나?"에 대한 답이다. 미국에는 탄산수와 신장 결석…

꿈같은 고향을 우린 왜 떠났을까

‘봄의 신이 뭇 꽃을 물들일 때맨 먼저 매화에게옅은 화장을 시켰지옥결 같은 뺨엔 옅은 봄을 머금고흰 치마는 달빛에 서늘해라.’ ―고려시대 문인 진화(陳華•1179∼?) 꽃 멀미가 난다. 울긋불긋 꽃 대궐. 이 골짜기, 저 골짜기마다 꽃동네. 강 둔치에도 하얀 매화, 강물 속에도 매화꽃이 어린다. 하늘의 흰 구름조각마저 매화꽃 닮았다.…

몸에 좋은 음식이 해로운 음식이 될 때

진료실에서 많이 듣는 질문 중에 이런 질문들이 있다. "석류가 피부에 좋다던데, 정말 그래요?" "소화 잘 못하는 사람들은 홍삼 먹으면 좋아진데요~" "유기농 채소를 먹어야 하지 않을까요?" "복분자가 그렇게 좋다던데~ (-_-?)" 등등등… 먹는 것에 대한 질문,…

알면서도 못 고치는 습관의 무시무시함

진료실에서 환자와 나누던 이야기이다. 환자들 중에는 자신의 질병에 대해서, 생활의 문제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못 고친다. 안 고치는 것과 못 고치는 것의 경계는 매우 모호한데, 오랫동안 안 고쳤다면 못 고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너무나 불규칙한 식생활 때문에 오랫동안 만성적인 위염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도 처음에는,…

자기 전 맥주 한잔의 진실

자기 전에 샤워를 하고 나서 몸에 온기가 아직 남아 있을 때 마시는 시원한 캔맥주 한잔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거기에다 치킨이라도 곁들인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개인적으로 너무너무 사랑하는 교X치킨 매콤한 맛과 냉장고에서 갓 꺼낸 맥X 프라임) 정말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 아닐 수 없다. 환자들…

의료관광이 ‘황금알’을 낳을까

"지자체 마다 난리입니다. 서울 강남구청은 삼성서울병원, 송파구청은 서울아산병원, 서초구청은 서울성모병원에 의료관광 아이디어를 내놓으라고 아우성인데, 글쎄요…" 정부가 '글로벌 헬스케어'를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정해 의료관광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최근 만난 의대 교수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견해였다. 일부 언론은 정부 부처의 엇박자 때문에…

술이 당신의 발목을 잡고 있나요

고혈압 관리를 위해 진료실에서 만나고 있는 한 분이 있다. 이 분의 다른 -어쩌면 더 중요한- 문제는 바로 술에 발목을 잡혀 있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다양한 이유로 술을 마셔 왔고, 매일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그리고 늘 엄청난 양의 술을 마시던 분이었다. 예전에는 정말 술을 즐겁게 먹고, 잘 먹고, 그것에 대한 문제를 느끼지 못하고…

칼에 가슴 찔렸다면… 빼지말고 병원 가야

****************** 어제 사람들과 이야기 도중 우연히 나온 내용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것. 대충 요약하자면 정제닥 선생님이 학생 시절, 모 교수님께서 강의 도중 "가슴을 칼에 찔리면 절대로 빼지 말고 응급실로 가야 한다. 그래야 살 수 있다" 고 들었다는 것을 이야기하자, 흉부외과인 박성용 선생님이…

“달리는 고통 끝 뿌듯함에 빠져 산다”

달리면서 “헉헉∼” 짧은 숨을 가쁘게 쉬고 있는 것은 초보자이고, 조용히 규칙적으로 호흡하는 것은 베테랑이다. 그들의 심장은 천천히, 생각에 잠기면서 시간을 새겨 나간다. 우리는 거리에서 서로 스치면서 서로의 호흡 리듬을 들으며 서로의 시간 흐름을 느끼게 된다…. 개개의 기록도, 순위도, 겉모습도, 다른 사람이 어떻게 평가하는가도, 모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