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억하는 추억, 혹시 착각은 아닐까?
추억팔이, 감성팔이 말도 많지만 매번 ‘응답하라’ 드라마 시리즈는 시청자들의 호응이 좋지요?^^
시대배경이 8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다 보니 마흔 전후는 돼야 공감할 수 있을 내용이란 생각이 드는데요, 그보다 어린 연령층도 당시 유행어에 왠지 모를 정감을 느낍니다.
‘추억’이란 아이템은 왜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까요?
음식도 추억이 깃들면 따뜻
추억이 깃든 음식 혹은 친숙한 음식은 외로움을 달래주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어릴 때 자주 먹던 음식, 엄마가 해줬던 음식을 먹으면 마음을 달래고 감정을 추스르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몸에 안 좋은 걸 알면서도 학교 앞에서 팔던 뽑기나 솜사탕 같은 불량식품이 마음을 포근하게 하는 이유겠죠?
추억하는 것만으로도 따뜻
실질적으로 즐겁고 행복했던 한 때를 떠올리면 주변 온도가 따뜻하다는 착각에 빠진다고 하네요. 영국 사우스햄프턴대학이 과거를 추억한 실험참가자들과 다른 일을 수행한 실험참가자들을 비교해본 결과, 추억에 빠진 참가자들이 실내온도를 따뜻하게 느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추울 때 과거를 많이 추억한다고 하는데요, 이는 ‘추억한다’는 행위가 추위에 대한 방어 기제로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어린 시절 추억은 가짜?
그런데 이처럼 행복했던 기억 중 20%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이라는 안타까운 연구결과가 있네요. 사람들이 좋은 기억이라고 믿었던 내용 5개 중 1개는 가짜란 뜻이죠.
영국의 한 심리학 연구팀이 160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추억담을 듣고, 가족들에게 사실 확인을 해본 결과, 어렸을 때 부모와 함께 갔던 장소, 생일 때 받았던 선물 등에 대한 기억이 환상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아이들에게 가짜 기억을 심어준 뒤 이를 진짜 기억으로 믿는지 확인해본 실험에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타났죠. 아이들은 가짜기억을 실제 일어난 일로 착각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나이 들수록 추악한 기억 걸러내
젊은 사람들이 패기와 열정이 넘치는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생각에 감정을 강하게 개입시키기 때문입니다. 반면 나이가 들면 감정 개입이 줄어들고, 보다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생깁니다. 그렇다보니 추악한 기억에 대한 충격도 이성으로 완화시키는 능력을 갖게 되죠.
나이를 먹을수록 사건·사고를 접하는 빈도수가 높아지고,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가는 등 안 좋은 일을 많이 겪다보니 좋은 기억만 남기려는 기질이 생기는 게 아닌가 싶네요.
지금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과거를 추억하는 일, 참 따뜻하고 행복한 일이지만 혹시 지나치게 과거에 빠져있진 않나요? 과거에 함몰되면 지금 이 순간을 즐기지 못하게 됩니다. ‘과거’를 추억하는 것도, ‘미래’를 걱정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재 머물러있는 태도는 더욱 중요하죠.
어린아이들이 어른들보다 행복한 이유는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에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과거로 떠나는 추억여행 가끔씩 하더라도 얼른 제자리로 찾아오세요.
현재에서 찾는 행복감이 또 다른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