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밥 피틴산은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송무호의 비건뉴스] 59. 피틴산은 현미의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다 ①
건강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현미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현미는 변비 예방, 혈당 조절, 고지혈증 조절, 고혈압 및 심장병 예방, 중풍 예방, 항암 효과 등이 있는 훌륭한 식품이다.
하지만 건강식으로 알려진 현미가 오히려 몸에 해롭다는 주장이 한 번씩 제기되면서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몇 년 전, 한때 열풍을 일으킨 '플랜트 패러독스'(Plant Paradox)란 책에서 현미를 포함한 통곡물이나 콩에 들어있는 '렉틴'이 각종 질병의 원인이기에 현미나 콩을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이라 주장했었다.
하지만 현미나 콩을 많이 섭취할수록 당뇨병, 심장병, 암 등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이기에 건강하고 장수한다 [1, 2, 3, 4]. 즉 ‘렉틴’을 건강의 적이라 주장하는 건 한마디로 ‘사이비(似而非) 과학’이다.
최근에는 주요 일간지에도 현미밥에 든 '피틴산'이 칼슘이나 철분을 강하게 흡착하여 제거하기 때문에 노인에게 큰 문제가 되는 근감소증, 골다공증, 빈혈을 유도할 수 있어 노인에게 현미밥을 권장할 수 없다는 기사가 나와 현미밥을 즐겨 먹던 독자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5].
하지만 이 정보는 피틴산의 특성 중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 일반인들이 오해할 수도 있기에 피틴산에 대한 최신 정보를 아래에 기술한다.
피틴산이란 무엇인가?
피틴산(phytic acid, phytate, inositol hexaphosphate, IP6)은 곡물의 외피에 존재하는 옅은 노란색의 천연 식물 항산화제다. 씨앗이 발아되기 전에 썩지 않도록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피틴산의 주요 성분인 인(phosphorus)은 우리 몸에서 칼슘 다음으로 많은 미네랄로 골격 및 치아 구성, 체액의 산-염기 평형, 비타민과 효소의 활성화, 에너지 대사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이 들어간 대표적인 물질로는 유전자인 DNA나 RNA, 에너지가 되는 ATP, 뼈를 이루는 인산염(인산칼슘), 세포막의 성분인 인지질이 있다. 따라서 인은 생명 유지에 핵심적 물질이라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 필요하며 거의 모든 식품에 들어있다 [6].
식물의 성장에도 인은 필수 성분이기에 현미뿐만 아니라 콩, 견과류, 통곡물, 씨앗에는 피틴산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화학 구조상 강한 음전하를 띠는 피틴산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양전하 물질(칼슘, 철, 아연, 마그네슘 등)을 흡착하고 배설하는 성질이 있어 이를 '항 영양소'라 한다 [7].
피틴산을 먹으면 미네랄이 부족해지나?
피틴산은 주로 식물에 들어있어 채식하는 분들은 피틴산의 영향으로 미네랄이 부족할 거로 예상할 수는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채식인의 몸에 있는 아연, 마그네슘, 구리, 셀레늄 등 미네랄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왔다 [8].
칼슘 섭취가 부족해져 골다공증이 생길 거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로 피틴산 섭취가 많을수록 뼈는 더 튼튼해지고, 피틴산 섭취가 적을수록 뼈는 약해진다 [9]. (*아래 도표 설명; T-score는 골밀도를 평가하는 수치로, 수치가 낮을수록 뼈가 더 약하다는 의미다. Calcaneus(발뼈), Lumbar(허리뼈), Femur neck(대퇴경부뼈)에서 피틴산 섭취가 적은 사람의 T-score 수치가 낮았다)
왜냐면 피틴산은 골다공증약처럼 뼈가 녹는 걸 방지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phytate can inhibit hydroxyapatite dissolution similar to alendronate). 더구나 피틴산은 골다공증약을 먹을 때 생기는 심각한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성분이다.
현미밥에 든 피틴산은 골다공증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현미밥 먹기를 두려워하지 말자.
송무호 의학박사·정형외과 전문의
참고문헌
1. D Aune, NN Keum, E Giovannucci, et al. Whole grain consumption and risk of cardiovascular disease, cancer, and all cause and cause specific mortality: systematic review and dose-response meta-analysis of prospective studies. BMJ 2016;353:i2716.
2. G Zong, A Gao, FB Hu, Q Sun. Whole Grain Intake and Mortality From All Causes, Cardiovascular Disease, and Cancer: A Meta-Analysis of Prospective Cohort Studies. Circulation 2016;133:2370-80.
3. 헤럴드경제 https://biz.heraldcorp.com/view.php?ud=20230504000298
4. D Buettner, S Skemp. Blue Zones: Lessons From the World’s Longest Lived. American Journal of Lifestyle Medicine 2016;10(5):318-321.
5.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medical/2024/07/03/XBATDLXZDNACDEJGHUQURR4SJE/
6. 나무위키 https://namu.wiki/w/%EC%9D%B8(%EC%9B%90%EC%86%8C)
7. HW Lopez, F Leenhardt, C Coudray, C Remesy. Minerals and phytic acid interactions: is it a real problem for human nutrition?. International Journal of Food Science & Technology 2002;37:727-739.
8. RS Gibson. Content and bioavailability of trace elements in vegetarian diets. Am J Clin Nutr 1994;59(5 Suppl):1223S-1232S.
9. AA López-González, F Grases, P Roca, et al. Phytate (myo-inositol hexaphosphate) and risk factors for osteoporosis. Journal of Medicinal Food 2008;11(4):747-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