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는 샴푸에도 들었다" 화학성분 '이것'...심장 리듬 늦춘다고?
체질량지수 높은 여성과 페놀 계열 소독제 노출된 남성 더 위험
일상용품 속에 많이 들어있는 화학성분인 페놀이 심장리듬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환경 건강(Environmental Health)》에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페놀은 식품방부제, 비스페놀A(BPA)와 같은 플라스틱 합성물, 샴푸의 파라벤 등에 들어있다. 연구책임자인 미국 신시내티대 약리학‧생리학‧신경생물학 왕홍성 교수는 “페놀 노출이 인간의 심장 전기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최초의 연구”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외곽 페르날드에 있던 옛 미국 에너지부 우라늄처리장 인근에서 살았던 약 1만 명의 건강정보를 분석했다. ‘페르날드 커뮤니티 코호트 데이터’에는 1990년~2008년 우라늄 및 기타 화학물질에 노출된 이들 주민의 건강 기록이 담겼다.
연구진은 우라늄 노출량이 일반 인구와 비슷한 주민의 데이터만 분석 대상으로 삼아 각 참가자의 소변 샘플(페놀 수치 측정용)과 심전도(EKG)를 같은 날 측정했다. 소변 샘플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전문가들이 평가했고, 심전도 패턴은 숙련된 의사들이 평가했다.
그 결과. 심한 페놀 노출과 심장 전기활동의 변화 간에 상관관계가 드러났다. 특히 여성에게서 두드러졌다. 세 가지 페놀(BPA, BPF, BPA+F)에 많이 노출된 여성은 심전도 상에서 PR 간격이 길어지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R 간격이 길면 전기신호가 심장 상단의 심방에서 심실로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지연시킨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왕 교수는 “체질량지수(BMI)가 높은 여성에서 특히 두드러졌기 때문에 체중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남성도 예외는 아니었다. 남성의 경우 항균제품에 들어가는 페놀 계열 소독성분인 트리클로카반(TCC)에 심하게 노출되는 것과 심전도상의 QT 간격이 길어지는 또 다른 이상현상 간의 상관성이 나타났다. QT 간격이 길면 심장의 전기 시스템이 재충전되는 시간이 지연된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심장 박동 기능 장애가 유발될 수 있다.
왕 교수는 페놀에 노출된 대부분 사람의 심장활동 변화가 “우리가 관찰한 극적인 변화가 아니라 심장 전기활동의 중간 정도의 변화”이므로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지만 이러한 변화는 특정 하위 집단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면서 특정한 사람들에겐 위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페놀이 이런 식으로 심장에 영향을 미치는 유일한 화학물질이 아닐 수도 있다고 봤다. 그는 “다음 단계는 새롭게 등장하는 환경 화학물질이 심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한편 심장병에 걸리기 쉬운 사람에게 미치는 개별적 영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ehjournal.biomedcentral.com/articles/10.1186/s12940-024-01114-x)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