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걸려 대장암+위암+간(전이)암 떼어내”
부산에 사는 A 씨(73)는 명치 아래 통증과 함께 하복부 불편감이 지속됐고, 입맛도 없고 식사를 제대로 못 하게 되면서 체중이 급격히 감소했다. 그는 헛구역질에다 대변보는 것까지 힘들어지자 지난 8월 중순 온종합병원 소화기내과를 찾았다.
평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을 앓고 있던 A 씨는 곧바로 입원해 내시경, CT(컴퓨터단층촬영) 등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위암과 대장암으로 진단받았다. 위암은 크기가 작은 초기였으나 대장암은 종양이 8×6㎝로 컸다. 림프절 전이로 3기에 해당했다. 심지어 대장암이 간에까지 전이됐을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암 진단에 겁이 난 환자와 가족들은 곧바로 지역 대학병원에서 로봇수술을 받기로 하고 일정까지 잡았으나, 온종합병원 외과 백승현 과장 등으로부터 협진 수술을 통한 3개 암 동시 수술 여부를 제안받고 고심 끝에 수락하게 됐다.
수술 날짜는 8월 30일. 대장 종양의 위치가 상장 간정맥과 가까운 데다 깊은 자리에 있었다. 자칫 잘못하면 수술 도중에 다량 출혈이 우려되는 상황.
온종합병원 소화기암수술센터, 전문의 4명 협진수술 진행
외과 백승현 과장이 먼저 오른쪽 대장 절반을 절제했다. 이어서 간담췌외과 김건국 과장이 부분 간 절제술과 담낭절제술 시행하자마자, 다시 백승현 과장이 대장의 종양 절제를 마무리했다.
이어 위암 수술을 위해 외과 주재우 과장이 투입돼 위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총 수술시간은 모두 7시간 30분이나 걸렸다.
종양이 워낙 간문맥과 가까운 데에 자리 잡고 있어 예상대로 수술 도중 출혈이 많았다. A 씨는 수술 당일 중환자실에서 매우 급한 상황에 빠졌으나, 때마침 병원에서 대기 중이던 백승현 과장의 심폐소생술로 위기를 넘겼다.
외과 집도의팀은 수술 이튿날 영상인터벤션센터 최기복 소장(전 인제의대 부산백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에게 협진을 의뢰해, 울혈 등으로 문합 간정맥의 혈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할 것에 대비해 스텐트 삽입을 선제적으로 시행했다.
환자는 지난 20일 퇴원했다. 이제는 식사도 무난하게 잘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앞으로 혈액종양내과에서 항암 치료를 이어가게 된다.
외과 백승현 과장은 23일 “두 개의 원발 암에다 간 전이까지 이뤄진 환자에 대한 수술은 고난도에다 사례가 흔치 않아 다들 꺼리지만, 때마침 같은 병원에 근무하는 숙련된 영상의학인터벤션 전문의를 믿고 적극적으로 암 수술에 임할 수 있었다”고 했다.
위암 수술 명의(名醫), 김동헌 병원장(전 대한외과학회 회장)도 “종양이 워낙 깊은 곳에 있고, 고난도여서 집도의들끼리 깊이 신뢰하지 않으면 시도조차 하기 쉽지 않은 수술”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