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간 英 아기 5명 사망”…생후 2주 ‘이것’으로 죽을 뻔한 사연은?

생후 1년 미만 영유아에게 더 위험한 백일해, 영국 및 유럽에서 확산 중...우리나라도 전국적으로 확산세

폴리 디히는 생후 약 2주 만에 백일해 진단을 받았다. 폴리는 심한 기침과 함께 호흡 곤란, 청색증 등을 겪었으며 10일간 인위적 혼수상태(오른쪽) 치료를 받은 뒤 현재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영국 일간 더미러/SWNS ‘Kerry Pearson’]
영국에서 백일해 감염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영국의 한 신생아가 백일해에 걸린 후 회복한 사연이 주목받고 있다. 기침, 호흡 곤란 등 증상이 나타나는 백일해는 생후 1년 미만 영아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이미 지난 1~3월 영국에서 아기 5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영국 일간 더미러에 따르면 지난 3월 26일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폴리 디히는 생후 2주차에 백일해 진단을 받았다. 폴리는 생후 일주일도 되지 않은 3월 30일부터 오한, 기침 등 증상을 보였다. 상태는 점차 악화해 4월 6일에는 호흡이 멈추기도 했으며 얼굴이 새파랗게 변하기도 했다.

깜짝 놀란 부모는 폴리를 데리고 급히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폴리는 산소호흡기를 달고 호흡을 이어갔다. 양압기를 통해 폐에 산소 공급을 받기도 했으나 산소 수치는 급격히 떨어졌다. 얼굴이 파랗게 질리고 호흡이 곤란한 상황이 여전히 이어졌다.

결국 더 큰 병원으로 이송된 폴리는 검사 결과 백일해인 것으로 확인됐다. 약 10일 동안 인위적 혼수상태(induced coma)로 치료받은 폴리는 현재 산소호흡기 없이 스스로 숨을 쉴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위적 혼수상태란 환자의 뇌 기능 보호 등을 위해 약물을 사용해 인위로 혼수상태를 유도하는 치료다.

폴리의 어머니인 케리 피어슨(26)은 “폴리의 상태를 제때 발견해서 병원에 입원할 수 있었지만 집에서 청색증 증상을 겪었다면 산소 부족으로 상태가 더 심각해졌을 것”이라며 “신생아에게 백일해는 굉장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케리는 폴리를 임신했을 당시 백일해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백일해 사례는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주의사항과 백신의 중요성 등에 대해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유럽서 백일해 환자 급증…신생아에게 더욱 치명적인 백일해

위 사연처럼 영국을 비롯 유럽에서는 올해 백일해에 걸린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에서 올 1~3월 2793명이 백일해에 걸렸고 해당 기간 생후 3개월 미만인 아기 5명이 사망했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균(Bordetella pertussis)이 폐에 감염돼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병이다. 100일 동안 기침(해·咳)을 할 정도로 증상이 오래 간다는 데서 백일해라는 이름이 유래됐다. 심한 기침을 비롯 발작, 구토 등이 주요 증상이다. 초기에는 콧물, 약한 기침으로 시작해 감기와 헷갈릴 수 있으나 일주일 뒤부터 기침이 몇 분 동안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어린 아기들은 기침을 한 뒤 특유의 삑삑 소리를 내기도 한다. 폴리처럼 호흡 곤란이나 청색증을 겪을 수도 있다. 청색증은 산소 공급이 부족해 얼굴을 비롯 입술, 손끝, 귀 등이 파랗게 보이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백일해 전국적 확산세…전염성 높아 개인 위생·백신 접종 등 중요

우리나라도 백일해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어 안심할 순 없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올해 누적 백일해 환자는 468명이다. 작년 292명의 두 배인 셈이다. 백일해는 감염자의 기침으로 인해 공기 중 튀어나온 비말을 통해 전파된다. 때문에 전염성이 매우 높다. 면역력이 없는 집단에서는 1명이 17명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백일해 감염을 피하려면 손씻기 생활화,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기침 예절을 실천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바이러스 등 병원체 확산 방지를 위해 기침, 재채기 시 휴지나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해야 한다. 휴지 등이 없다면 옷 소매 위쪽으로 입과 코를 막아야 한다. 기침 후에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을 씻어야 한다.

감염 시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1세 미만 영아는 적기 접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린이집 등에서 단체생활을 시작하는 4~12세도 백일해 접종을 맞는 게 좋다. 위 사연처럼 신생아 백일해 감염을 막으려면 임산부가 백신을 맞아야 한다. 임산부가 백일해 백신 예방접종 시 영유아가 백일해로 사망할 확률은 97%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혜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