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내가 이상했다” 女나르시시스트의 고백…어땠길래?

자기중심적 행동·타인 비판에 민감한 나르시시스트...9개 기준 중 5개 해당 시 의심

자신이 나르시시스트라고 고백한 사진 속 여성은 자기애성 인격장애에 대한 올바른 인식 확산을 위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구독자들과 소통에 나섰다. 그는 인간관계 등을 위해 나르시즘 성향을 개선하고 고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미러 보도 캡처/인스타그램 ‘Kyrackam’]
자신이 나르시시스트라고 고백한 미국 여성이 주목받고 있다. 이 여성은 나르시시스트를 둘러싼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나르시즘 관련 이야기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영국 매체 미러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주 출신의 카일리 래컴(27)은 올 1월 자기애성 인격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NPD) 진단을 받았다. 자신이 나르시시스트라는 사실을 평생 모르고 살았던 그는 “항상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면서 살아왔다”며 “나르시시스트 진단 후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진단 이후 그는 7만5000명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NPD를 남용하며 ‘나르시시스트의 다섯가지 특징’ 등과 같은 동영상을 만드는데 실제와 전혀 다른 내용이다”고 말했다.

카일리는 자신이 나르시시스트라고 말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잔인하다’ ‘악마같다’ 등 표현을 서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나르시시즘을 그냥 나쁜 사람이라 생각한다”며 “공감 능력이 부족하고 강압적인 모습 등은 나르시시스트의 전형적인 특징이지만 표면적일 뿐이다”고 했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 중립적인 방식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나르시시스트는 9가지 기준 중 최소 5가지 이상 해당(아래 진단 항목)하면 진단된다. 일반적으로 나르시시스트는 자아가 비대하고 부를 축적하기 위해 비현실적인 환상을 갖고 있다. 높은 지위의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하는 욕망 등의 경향도 보인다.

진단항목 중 7가지를 충족했던 카일리는 “나는 은밀한 나르시시즘이라 불리는 과도한 질투심, 자신에 대한 불합리한 기대치 설정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말했다. 열등감이 심하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로 인해 부끄러움을 느꼈다는 설명이다. “내 이익을 위해 타인을 착취하는 것도 본인의 과거 모습으로 인해 진정한 사랑을 하거나 건강한 관계를 이어가는 것도 불가능했다”고 그는 말했다.

현재 카일리는 치료를 통해 과거 부정적인 모습을 개선했다고 주장했다. “이제 더 이상 내게서 예전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며 “나르시시즘은 관리하지 않으면 관계에 있어서 해롭다”고 말했다. 이어 “나르시시스트는 감정, 죄책감, 후회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고 감정이 없는 건 아니다”며 “바뀌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나르시시스트도 변화할 수 있고 사랑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기중심적 행동과 타인 비판에 민감한 나르시시스트…원인은 낮은 자존감 등

우리나라에서 NPD는 자기애성 인격장애라는 진단명보다는 나르시시즘(narcissism·자기애), 나르시시스트라는 용어로 널리 알려졌다. 사연 속 여성이 언급한 것처럼 스스로 자신에 대해 과장된 평가를 하며 타인의 상황, 감정에 공감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본인의 지위나 성공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고 주변인들의 존경과 관심을 끌려고 애쓴다. 친구를 깊이 사귀기보다 멋진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며 타인의 비판에 민감하다. 여러 증상이 있지만 공통된 특징은 자기중심적인 사고로 인한 행동이라는 점이다.

원인은 낮은 자존감,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유년기 등이다. 어린 시절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인 미성숙하고 과장된 자기상의 한계를 깨닫지 못하고, 비판이나 좌절을 견디면서 자신을 존중할 수 있는 발달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못했을 때 발생 가능성이 높다. 부모의 잘못된 양육 방식도 영향을 준다. 자녀의 우월성을 과대평가하거나 차갑고 소홀하고 학대적으로 양육해도 NPD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환자 스스로 자기애 포기하고 도움 요청해야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NPD의 평생 유병률은 1%다. 평생 유병률은 평생 동안 NPD의 진단 기준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사람의 비율을 의미한다. 미국에서는 인구의 최대 6%가 일생 중 일정 기간 동안 NPD를 겪는다는 보고가 있다.

NPD는 인지행동·집단 등 자기 성찰, 타인 관점 이해하기, 감정 조절 등을 위한 심리치료가 이뤄지며 필요에 따라 약물이 쓰이기도 한다. 치료에 앞서 환자 스스로 자기애를 포기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이 심리적인 문제를 갖고 있으며 도움이 필요하다는 상태를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미국 정신의학회의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매뉴얼(DSM-5)에 따르면 자기애성 인격장애가 있는 사람은 다음 9가지 항목 중 5개 이상에 해당하는 특성을 보인다.

△자신의 중요성에 대한 과대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무한한 성공, 권력, 명석함, 아름다움, 이상적인 사랑과 같은 공상에 몰두하고 있다 △자신의 문제는 특별해서 다른 특별한 높은 지위의 사람(또는 기관)만이 그것을 이해할 수 있고 또는 관련해야 한다고 믿는다 △과도한 숭배를 요구한다 △자신이 특별한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것은 다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인관계에서 착취적이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타인을 이용한다 △타인의 느낌이나 요구를 인식하거나 확인하려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자주 부러워하거나 다른 사람이 자신을 시기하고 있다고 믿는다 △오만하고 건방진 행동이나 태도를 보인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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