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동안 생리가?”…의사도 원인 몰라 극한 생리 겪는 女, 사연은?

생리 막는 모든 유형의 피임법 써도 안 돼...생리할 때마다 길고 극심한 통증, 원인 아직 몰라

생리주기가 불규칙한 20대 한 여성이 4개월 동안 생리가 지속됐던 경험을 공유했다. 너무도 변덕스러운 생리 주기가 자신의 인생을 망치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심한 상태. [사진=미국 일간 뉴욕포스트 보도 갈무리]
생리주기가 불규칙한 20대 한 여성이 4개월 동안 생리가 지속됐던 경험을 공유했다. 너무도 변덕스러운 생리 주기가 자신의 인생을 망치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심한 상태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영국 사우스요크셔 셰필드에 사는 21세 이지 호크스워스는 생리 때 극심한 경련이 오고 배가 심하게 부풀어 오른다. 생리가 지속되는 기간은 그야말로 변덕스럽다. 5일에서 두 달까지 지속되고 그동안 극심한 생리통을 겪는다. 거의 모든 유형의 피임법을 써봤지만 소용 없었고, 생리를 막는 체내 삽입형 피임 임플란트를 사용했을 때는 오히려 4개월 동안 생리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지는 11살 때부터 고통스러운 생리를 시작했고 16살 때부터 피임 패치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경련 때문에 밤에 잠을 깨기도 하고 배가 너무 불러서 임신한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다. 정신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쳐서 언제까지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할지 몰라 계속 거울을 보며 울었다. 정상적인 생활을 계속하려고 최선을 다하지만 배에 뜨거운 물병을 얹고 어디든 다녀야 할 때는 너무 힘들었다. 그 이후로 여러 종류의 피임약, 임플란트, 주사제를 사용해 보았지만 계속해서 불규칙한 출혈과 극심한 통증만 남았다.

모든 검사 다 받았지만 관련 질환 모두 음성…”생리가 인생 망치고 있다” 호소 

이지는 증상의 원인을 찾기 위해 초음파, MRI 스캔, 복강경 검사(여성의 골반 장기와 위를 검사하는 데 사용되는 수술)를 받았다. 하지만 자궁 내막이 자궁 밖에서 자라는 질환인 자궁내막증과 자궁 근육벽으로 자라는 자궁선근증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런 질환은 없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의료진은 골반 울혈 증후군이나 자궁 동정맥 형성이라는 만성 질환을 의심했다. 해당 질환들은 드물게 출혈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결과는? 이마저도 역시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의료진은 당황스러워했다. 아직도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지는 자신만이 이 미스터리한 통증을 경험하는 유일한 사람인 것처럼 외로움을 느꼈다.

이지는 “어떤 면에서는 아무도 제 기분을 이해해주지 않아서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 친구나 가족 중 나같은 생리를 겪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에 세상에 나만 이 고통을 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중에 이지는 아기도 갖고싶지만 이런 증상 때문에 생식 능력에 문제가 생길까 봐 겁이 나기도 한다. 이지는 “생리가 내 삶을 망치는 것 같다. 계속 고통스러운데 이를 벗어나는 방법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지의 불편함과 통증이 계속 되는 동안 일반의에게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자신의 진료를 의뢰해 달라고 여러 번 요청했지만, 들어주지 않았다. 결국 아버지의 의료 보험을 통해 개인 진료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지는 “(일반의)의사들은 내 증상에 대해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출혈이 있어서 병원에 예약을 하면 피임약 종류를 바꾸라고만 했다.

그는 피임 임플란트 시술까지 받았지만 생활은 더 망가졌다. 몇 달 동안 생리를 해서 편히 쉴수도 없었다. 내 고통이 계속 무시당하는 것 같았고, 진료 의뢰를 해달라고 애원했지만 의사는 들어주지 않았다. 할 수 있는 모든 피임법을 다 시도했고 의사들이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했을 때 비로소 의뢰에 동의해줬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지는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한 채, 전문의로 부터 생리 관리에 도움이 되는 피임법을 찾아야 한다는 말만 들었다. 그는 “아기를 갖을 때까지 생리 증상을 관리해야 하는데 불가능할 것 같다. 이런 기분으로 10년을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보통 8일 이상 지속되면 몸에 문제…자궁근종, 다낭성난소증후군 등 의심 

사연 속 이지는 비슷한 고통을 앓고 있는 여성이 없어 혼자만 앓고 있는 ‘원인 모를 병’처럼 느껴질 수 있다. 보통 생리는 28일을 주기로 2~7일(확실한 출혈이 있는 기간) 정도 유지된다. 출혈이 계속되는 기간이 5~7일 정도로 조금 길더라도 보통은 특별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만약 생리기간이 8일 이상 지속된다면 몸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이지는 아직까지 원인 불명이지만 일반적으로 생리가 길어지는데는 여성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갑자기 길어진 월경 기간은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종, 다낭성난소증후군(PCOS)는 물론 자궁 경부암 등의 신호일 수 있다. 자궁근종은 자궁 안팎에서 자라는 암이 아닌 양성 종양으로 35~50세 사이 상다수의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흔한 질환이다. 보통은 근종의 크기가 크지 않아 특별한 증상이나 문제가 없지만 가끔 통증과 출혈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

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의 선(gland)조직과 기질(stroma)이 자궁이 아닌 다른 부위의 조직에 부착하여 증식하는 것으로 이 역시 생각보다 흔하다. 자궁내막증이 있는 경우 출혈이 있거나 허리, 복부 혹은 골반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자궁경부암에 걸렸을 경우에도 출혈이 있을 수 있으며 폐경이 가까워졌다면 에스트로겐 수치가 떨어지면서 주기가 불규칙해지고 기간이 길어지기도 한다.

여러 감염이나 갑상선, 신장 질환도 생리에 영향 

이지의 경우, 진단받은 기록은 없지만 각종 감염도 월경주기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세균성 질염, 자궁내막염, 골반 염증성 질환 등은 물론 각종 클라미디아, 임질, 트리코모나스 등의 감염에 따른 성병도 월경이 길어진 원인일 수 있다. 특정 감염은 출혈 외에 반점, 성관계나 소변을 볼 때의 통증, 가려움, 발열, 비정상적 질 분비물 등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 외에 갑상선 질환도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줘 월경 주기를 변하게 할 수 있으며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만성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 월경 과다 등 모든 종류의 출혈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 각종 혈액 및 혈소판 장애가 월경 기간을 늘릴 수 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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