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세지만 숙취 심해"...혹시 알코올 중독? 5가지 유형
금단 증상 경험하는 청년, 음주 사고 많은 중년 등
알코올 사용 장애(Alcohol Use Disorder), 알코올 중독의 정식 병명이다. 미국 정신의학회가 ‘알코올 의존’과 ‘알코올 남용’으로 나누었던 병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알코올 사용 장애의 기준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알려진 ‘건강한 음주’는 하루 한 잔(여성) 혹은 두 잔(남성)이다. ‘저 위험 음주’는 여성의 경우 하루 석 잔 이하, 일주일에 일곱 잔 이하이며 남성은 하루 네 잔, 일주일 14잔 이하다.
전문가들은 대개 이 기준치를 넘긴 음주는 알코올 사용 장애의 위험이 있다고 보지만, 개인차가 상당하므로 정밀한 과학적 기준으로 보기는 어렵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팀이 18~64세의 음주자 5400명을 분석해 알코올 사용 장애의 다섯 가지 유형을 제시했다.
대상자들은 알코올 사용 장애 증상 중 두 가지 이상을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이 연구 결과(Dynamic Features of Problematic Drinking: Alcohol Use Disorder Latent Classes Across Ages 18~64)는 의학 저널 ≪알코올과 알코올 중독(Alcohol and Alcoholism)≫에 실렸다.
유형 1: 술 세다는 소리 듣지만 다음날 숙취에 시달린다
과음으로 인한 숙취와 금단 증상을 경험하지만, 다른 문제는 없는 경우다. 대상자의 34%를 차지했다. 이 그룹에 속하는 음주자들은 대개 청년층이었다.
유형 2: 술 때문에 다친 적이 있다
음주 때문에 다친 적이 있는 그룹이다. 여기서 다쳤다는 건 주먹다짐을 했다는 것뿐만 아니라, 술을 마신 뒤 운전이나 수영을 하다가 다치거나,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로 성병에 걸린 것도 포함한다.
대상자의 25%를 차지했다. 유병률은 뜻밖에도 50대 장년층에서 높았다. 젊은이들은 술을 마신 뒤 차량 공유 서비스 등을 활용하는 등 음주에 따른 위험한 행동을 덜 하기 때문으로 연구팀은 추측했다.
유형 3: 음주로 인한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계속 술을 마신다
음주의 부작용을 겪고 있음에도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는 그룹이다. 대상자의 21%를 차지한 이 그룹에는 대학생 등 20대가 많았다.
젊은이들에게 음주는 사교 활동의 일환이었다. 따라서 가정과 일터, 학업에서 음주로 인한 문제를 겪고 있음에도, 그걸 문제로 여기지 않았다.
유형 4: 술을 멀리하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술을 줄이거나 끊고 싶으나,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다. 대상자의 13%에 달했다. 대부분 53세 이상 장년층이었다.
연구팀은 “이들이 60대에 접어들면 알코올 사용 장애의 증상들을 오랜 세월 경험한 상태가 된다”면서 “술을 줄여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만 금주나 절주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유형 5: 알코올 사용 장애가 나타났다
대상자의 7%를 차지하는 가장 심각한 경우다. 알코올 사용 장애의 거의 모든 증상을 보인다. 유병률은 낮지만 전 연령대에 고르게 분포해있다. 48세 안팎에서 가장 많았다.
연구팀은 “많은 사람이 유형5 정도가 돼야 알코올 사용 장애라고 여기지만 실은 다섯 가지 유형 모두 질병에 해당한다”면서 “세분화한 기준으로, 환자 개인의 상황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