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착한 암’이라고? 방치했다간 ‘나쁜 암’
진행 더디고 예후 좋다지만 방심은 금물, 치료 원칙은 ‘수술’
'암’ 중에서도 특별히 ‘착한 암’으로 분류되는 것이 있다. 갑상선암이 대표적인데 이는 진행이 더디고 예후가 좋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를 믿고 방심하는 순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나쁜 암’이 된다.
갑상선암은 진행이 더뎌 ‘거북이 암’이라고도 불린다. 예후가 좋아 4기여도 웬만한 다른 암의 1~2기보다 오래 생존해 붙은 별명이다. 그렇지만 갑상선암도 의학적으로는 1~4기까지 분류하고 말기인 4기는 더 세부적인 구분 단계가 존재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유방갑상선외과 송정윤 교수는 “건강검진이 보편화돼 대부분 초기에 갑상선암이 발견되고 있다”며 “더딘 진행과 예후가 좋은 갑상선암 특성 때문에 세세한 구분이 세간에 자주 오르내리지 않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0년 갑상선암 발생자수는 2만9180명으로 암 중에서 가장 많은 발생자수를 기록했다. 그중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고 다른 암 발생자 수가 대부분 60세 이상 연령대에 분포한 것과 비교하면 젊은 연령대에 발생자 수가 많았다. 특히 여성은 생리나 임신으로 여성호르몬이 변하면 갑상선 호르몬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갑상선 질환 위험도가 높다.
1~4기 구분은 있지만 예후 좋아 초기·말기로 구분
송정윤 교수에 따르면 갑상선암이 젊은 연령대에서 많이 발생하는 건 명확한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 건강검진률이 전 연령층에서 증가했기 때문에 암을 발견하는 가능성도 높아진다. 갑상선암 초기에 증상이 없어 대부분 건강검진을 통해 많이 발견된다.
갑상선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지만, 암이 진행되면 몇 가지 전조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목소리가 변했거나 △목을 만졌을 때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숨쉬기 어렵게 압박 증상이 느껴지는 경우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증상이 있다면 갑상선초음파 검사를 통해 결절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발견된 결절이 미세석회, 저에코 침상형, 키가 큰 모형 등이 있을 때 암 위험도가 높다.
요오드 함유된 해조류 피해야 한다는 건 오해
갑상선암은 방사선 노출 외에 알려진 원인이 없다. 따라서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 역시 따로 있지 않으며 암 예방 생활수칙으로 알려진 것들을 지키면 된다. 특별히 주의가 필요한 음식도 없다. 송 교수는 “김, 미역, 다시마 등 요오드가 함유된 해조류를 피해야 한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 시 치료를 돕고자 2주간 해조류 섭취를 제한하는 내용이 와전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갑상선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균형 잡힌 식단을 골고루 섭취하여 좋은 영양 상태를 유지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갑상선암도 수술 치료가 원칙이긴 하다. 미세 암도 재발률이 20%에 이르고, 임파선이나 기도, 식도, 뇌와 심장으로 가는 주요 혈관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면 의사와 상의 후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