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은 코로나보다 ‘코로나 백신’을 무서워할까?

불확실성 못 견뎌 '비난 대상' 찾아...확증 편향 등도 원인

코로나19 백신 음모론이 확산되며 접종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사진=Aleksei Morozov/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중국에서 잇따라 유명인이 사망하면서 ‘나쁜 감기’ 또는 ‘나쁜 감기 백신’ 때문에 사망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혹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망했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희극인 밥 사겟 사망 소식과 함께 코로나19 백신이 연관 검색어처럼 따라다녔다. 배우 배티 화이트 사망 당시에도 백신 접종이 원인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정부 보건기관들과 의료기관들이 공식 데이터를 바탕으로 백신 접종은 안전하다고 강조함에도 불구하고 백신에 대한 의심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미국의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4명 중 1명은 지인의 사망이 코로나19 백신과 연관이 있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오미크론 하위변이에 대한 2가 백신 접종의 유효성이 최근 확인됐다. 감염병 전문가들에 의하면 고령층, 면역저하자, 요양병원 입소자 등 감염취약계층은 백신의 부작용보다 혜택이 여전히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은 코로나 감염보다 백신 접종을 더 두려워하는 걸까? 안타깝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누그러들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번 증오 혹은 반감의 대상이 되고 나면 되돌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임상심리학자 힐러리 아몬에 의하면 “사람들은 불확실성을 견디기 어려워한다”며 “그래서 비난할 사람이나 대상을 찾는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의 사망 원인이 불분명하면, 즉 원인 불명의 돌연사 등이 발생하면 이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기 때문에 백신처럼 비난의 대상을 찾게 된다는 의미다. 코로나19 백신은 팬데믹이 발생하기 전 존재하지 않았던 백신이라는 점에서 비난의 화살을 던지기 쉽다.

백신은 상용화되기 전 임상시험을 거치고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한다. 어떤 약이든 일정 부분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코로나19 백신 역시 접종 후 여러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부작용은 다른 의약품 대비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을 견디기 힘든 사람들은 이러한 부작용을 확대 해석할 수 있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사람은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증명되길 바라는 특징이 있다. “OO 증상, 백신 때문일 수도”와 같은 신문 헤드라인을 보면 “역시 내가 옳았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 자신의 믿음에 부합하는 정보 중심으로 받아들이는 ‘확증 편향’을 하는 것도 백신 음모론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미국 MIT 연구에 의하면 가짜 뉴스는 진짜 뉴스보다 확산 속도가 6배 빠르다. 루머는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번지기 때문에 파급력이 크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는 발언은 오늘날 그 어떤 역사서에도 남아있지 않지만 철없는 왕비의 대명사로 낙인찍는 문구로 계속 공유되고 있다.

백신 접종에 대한 정부 및 제약사 등의 ‘투명성 원칙’도 중요하다.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조치에 있어 ‘정치방역’, ‘근거 불분명’ 등의 지적이 이어져왔다. 조치의 근거를 투명하고 구체적으로 정의할수록 백신 접종 권고 등의 방역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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