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에 빠진 청소년…뇌 '이렇게' 바뀐다 (연구)

12살 무렵 하루 15차례 이상 접속하면 3년 뒤 뇌 민감도 달라져

소셜 미디어에서 다른 사람의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할수록 사회적 보상과 처벌에 관한 뇌의 민감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소셜 미디어의 잦은 이용이 10대 초반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미국의학협회저널 소아과(JAMA Pediatrics)》에 발표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12세 안팎의 청소년 169명의 뇌를 3년에 걸쳐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촬영을 통해 스캔한 결과 하루 15차례 이상 소셜 미디어에 접속하면 뇌의 민감도에 변화가 발생하는 것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소셜 미디어에서 다른 사람의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할수록 사회적 보상과 처벌에 관한 뇌의 민감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논문의 제1저자인 노스캐롤라이나대 에바 텔저 교수(심리학과 신경과학)는 “청소년기는 뇌 발달 측면에서 유아기 다음으로 많은 변화가 발생하는 시기로 특히 사회적 보상에 반응하는 영역에서 뇌가 극적으로 발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노스캐롤라이나주 3개의 공립중학교 6학년과 7학년 학생 169명을 모집했다. 참가자들은 인종적으로 다양했고 남녀가 골고루 섞여 있었다.

참가자들은 3개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냅챗)을 하루에 1회 미만에서 20회 이상까지 얼마나 자주 확인하는지를 보고했다. 그 뒤 fMRI 뇌 스캔을 받는 동안 사회적 피드백이 보상, 처벌 또는 중립 중 어떤 것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단서가 되는 표적이 나타나면 재빨리 버튼을 누르도록 하고 그에 대한 보상 또는 처벌에 해당하는 조치를 취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소셜 미디어 상 친구의 피드백을 예상하고 사회적 보상이 주어질 때 어떤 뇌 영역이 활성화되는지를 3년간 추적할 수 있었다고 탤저 교수는 설명했다. 그 결과 12살 때 하루 15회 이상 소셜 미디어를 확인하는 청소년은 사회적 보상에 대한 감정적 돌출, 동기 및 인지 제어 네트워크를 포함하는 뇌 영역 내에서 뚜렷한 신경 발달 궤적을 보였다.

그는 "소셜 미디어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성장하는 십대가 동료의 피드백에 과민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그들의 뇌는 기대하는 사회적 보상 피드백에 대한 반응에 점점 더 예민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것이 미래를 위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불확실하다. 탤저 교수는 “우리는 이것이 좋은지 나쁜지 모른다”고 말했다. 만약 뇌가 10대들이 세상을 탐색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적응하는 것이라면 좋은 일이지만 만약 강박적이고 중독적으로 변화한다면 결국 세상에 부적응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논문을 검토한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의 케빈 스테일러 박사(소아신경학)는 “우리 모두는 소셜 미디어의 강박적인 사용이 청소년기의 발달을 변화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생각거리를 많이 던져준다"고 말했다. 그는 소셜 미디어가 청소년의 뇌를 변화시킨다는 것을 확실히 알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소셜 미디어의 잦은 접속을 막기 위해 6개월 동안 아이들의 휴대전화를 빼앗았을 때 뇌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와 비교연구도 필요하다는 것.

그는 “이번 연구는 소셜 미디어에 대해 부모가 어떤 태도를 취할지 결정하기 위한 일종의 초기 디딤돌”이라며 "부모에게 어떤 권고를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청소년기 초반에 우리 뇌가 급진적인 방식으로 변화한다는 것을 실감나게 보여줬으며 추가 심층 연구가 왜 필요한지를 뒷받침해주는 연구라고 평가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pediatrics/article-abstract/2799812?resultClick=1)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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