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맥주 한 잔, 건강에 문제 될까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는 저녁시간 가볍게 마시는 맥주 혹은 와인 한 잔은 큰 즐거움이 된다. 긴장이 풀리고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할애한다는 만족감에 알코올의 알근한 기운까지 더해져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매일 밤 이렇게 마시는 술 한 잔이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이론상 봤을 땐 매일 밤 한 잔 정도 마시는 술은 건강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문제는 술 그 자체가 아니라 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밤에 귀가한 뒤 술을 마시지 않으면 도무지 긴장이 풀리지 않는다면 이때는 걱정해야 할 수준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정신과전문의 게일 살츠 박사는 술을 가볍게 마시는 건 건강에 별다른 해가 되지 않지만 의존도가 높다고 판단될 때는 이미 우려되는 상황에 이르렀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알코올을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제어하는데 이용한다는 것은 약물남용 혹은 알코올중독 상태로 발전될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알코올에도 내성이 생긴다. 술 한 잔으로는 더 이상 마음을 달래고 위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즉 감정적 이완 상태에 도달하려면 이전보다 알코올 섭취량이 늘어나야 한다.
즉 술로 긴장을 푸는 습관이 있다면 어느 순간 한잔이 두 잔으로, 두 잔이 세 잔으로 점점 늘어나게 된다. 매일 밤 술을 마시는 것 자체는 해가 되지 않지만 마시는 빈도수가 높은 만큼 의존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증가한다는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술에 대한 의존도를 확인하고 싶다면 오늘밤 술 마시지 않기를 한 번 시도해보자. 저녁에 목욕을 하고 나와 소파에 앉아서도 이 같은 결심을 취소하지 않아도 된다면 아직 알코올 의존도가 높은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머릿속에서 술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거나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증폭된다면 알코올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살츠 박사는 알코올을 대체할 수 있는 보다 건강한 방법을 찾으라고 권장한다. 운동, 명상, 요가, 반신욕, 음악듣기, TV시청하기처럼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찾으라는 것이다. 술을 완전히 끊을 필요도 없다. 매일 밤 마시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을 한다면 의존도가 높지 않으므로 간혹 마시는 정도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만약 스스로 극복할 자신이 없다면 정신건강전문가와의 직접적인 상담과 치료를 고려해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