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럽고 일시적 편측마비 생기면 '이것' 의심?
경동맥은 목을 지나는 동맥으로 목젖 좌우 3cm 부근에 위치해 있다. 이 부근을 손으로 짚어 보면 경동맥이 지나는 곳의 맥박을 느낄 수 있다. 심장에서 나온 혈액을 뇌로 공급하는 이 혈관은 뇌로 보내지는 혈액의 80%를 담당한다.
때문에 신체 기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동맥 중에 하나이다. '경동맥 협착증'은 이 경동맥이 좁아지고 딱딱해지는 질환이다.
-왜 혈관이 좁아질까
혈관을 수도관으로 비유한다면, 낡은 수도관에 이물질이 쌓이듯 혈관 내벽에 지방이나 염증 세포, 섬유 조직 등이 달라붙어 혈관이 좁아지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죽상동맥경화라 한다.
이 질환은 특히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의 성인병을 앓고 있거나 흡연, 스트레스 등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죽상동맥경화가 경동맥에 발생하면 경동맥 협착증인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하지 않던 질환이었으나 식습관이 서구화되고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뇌로 혈액이 공급되는 주요 통로인 경동맥에 협착이 진행되면 자연히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게 된다. 이로 인해 뇌의 기능이 저하되고 어지럼증, 신체 일부분의 마비, 언어장애, 시력저하 등의 신체기능 이상이 나타난다.
만약 경동맥 협착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가 있는데, 바로 뇌경색이다. 혹자는 경동맥 협착증의 주된 치료 목적은 뇌경색의 예방이라고 할 정도로 경동맥 협착증과 뇌경색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경동맥 관리를 소홀히 하면 영구적인 뇌 기능 장애를 초래할 수 있기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심해지면 뇌경색 유발
그런데 혈관이 50% 이상 막혀도 자각할 수 있는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경동맥 협착증은 관리하기 까다로운 면이 있다. 협착증 초기에는 대부분이 무증상이므로 일부러 검사를 받는 경우가 아니라면, 초기 진단이 어렵고 증상이 있어서 발견된 경우에는 치료를 하더라도 조기 치료 시기를 놓쳐 이미 발생한 뇌경색에 의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따라서 뇌경색의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및 심장이나 팔 다리 등의 혈관질환을 앓고 있다면 늦어도 40~50세 이후에는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추가적으로 CT(컴퓨터 단층촬영), MRI(자기공명촬영), 경동맥 도플러 검사 등을 시행하여 협착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MRI의 경우 경동맥 협착으로 인해 과거 발생하였던 뇌경색을 추적 진단할 수도 있다.
-식단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 필요
치료법으로는 크게 수술 및 시술적 치료법과 약물 치료가 있다. 수술 및 시술적 치료법에는 경동맥 내막절제술과 스텐트 삽입술이 대표적이다. 먼저, 내막절제술은 협착이 발생한 경동맥을 절개한 후 혈관을 막고 있는 지방조직 등을 제거 후에 다시 봉합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스텐트 삽입술은 외과적 절개 없이 시행되는데, 혈관 안쪽에 스텐트(금속 그물망)를 삽입하여 혈관을 넓히는 혈관내 치료 방법이다.
경동맥 내막절제술과 스텐트 삽입술은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에 따라 더 적절한 방법을 시행하게 된다. 또한 약물을 사용할 수도 있는데, 이는 병의 악화나 진행을 막는 데 도움을 준다. 주로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억제하는 고지혈증 치료제나 혈소판의 응집을 억제하여 혈전의 생성을 억제하는 항혈소판제를 활용하여 혈관 협착의 진행을 완화한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신경과 이상헌 교수는 “경동맥 협착증은 방치하면 뇌경색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하는 질환이지만 자각할 수 있는 증상 없이 악화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에 관리가 중요하다”라며 “평소 식단 조절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혈관 건강을 유지하고 고지혈증, 당뇨병 등의 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이나 고령자들은 정기적인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여 협착의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