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도 그렇고…” 전립선비대증 궁금증 5가지

[배웅진의 남성건강 지키기]

“전립선이 5년 전부터 있었는데, 이 병원 저 병원 찾아다니며 약을 계속 먹어도 소변보는 게 시원치 않아요. 수술 좀 해주세요.”

75세 김 모 씨는 진료실로 들어오자마자 하소연했다. 진료를 위해 오는 60, 70대 남성 환자 대부분이 호소하는 증상이다. 도대체 전립선이 뭐 길래 이렇게 생활을 불편하게 만드는 걸까. 없는 전립선이 나이가 들면서 갑자기 생기는 걸까.

함께 온 할머니도 덩달아 묻는다. “난 젊을 때부터 소변이 자주 마려웠어. 나도 전립선이 문제인가 봐요.”

오늘은 50대 이후 남성에서 가장 많이 비뇨의학과를 찾아오게 되는 질병인 전립선비대증에 관해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에 대해 다섯 가지 정도 추려서 답하려고 한다.

전립선이 뭐기에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가?

전립선은 나이가 들면서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고, 모든 남성에서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기관이다. 방광 아래 출구부분에 있고 소변이 지나가는 요도를 둘러싸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한때 밤톨처럼 생겼다고 해서 ‘밤톨샘’이라고 부르자는 학자들도 있었다. 여기서 만들어진 분비액은 정자의 운동성과 수정 능력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남성에서 소변이 지나가는 요도와 사정 시 정액이 배출되는 정구(精口)가 만나는 교차로인 동시에 생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전립선이 왜 생식과 큰 상관이 없는 나이에 문제를 일으키는 걸까. 노화와 남성호르몬 문제로 인해 전립선 성장의 불균형이 초래되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혈중 남성호르몬이 줄어드는 갱년기증세를 겪게 되는데, 부족한 호르몬을 대체하기 위해 변형된 물질이 전립선 크기를 키우는 것이다. 즉 전립선에 문제가 있어 여러 가지 증상을 느끼는 환자 대부분은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비대증이 발생한 것이다. 노화가 질병의 주원인이기 때문에 대략적으로 60대엔 60%, 70대엔 70%의 남성들이 전립선비대증을 경험한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그 나이 대 어르신들은 주변에서 대부분 본인 같은 병을 가지고 산다고 보시면 될 듯하다.

②전립선비대증이면 소변이 약해진다는데, 난 자주 갈뿐, 소변은 잘 보는데.

전립선비대증은 조직학적으로 설명하는 용어이고, 의학적으로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을 ‘하부요로증상’이라고 이야기한다. 전립선비대증 이외에도 배뇨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병들이 있고, 증상만으로 이것을 감별하기는 매우 어렵다. 전립선비대증은 커진 전립선이 요도를 압박해서 소변이 약해지거나, 남아있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소변을 누기 시작하기 위해 기다려야하는 등 여러 가지 증상이 있을 수 있지만 이외에도 방광의 변화로 인해 소변을 자주 보러가게 되고, 갑자기 요의가 발생하거나 야간에도 소변을 보기 위해 일어나야하는 등의 방광 자극 증상도 함께 경험하게 된다.

특히 급하게 소변이 마려운 요절박과 빈뇨, 야간뇨 등은 여성에도 종종 관찰되는 과민성방광의 증상인데, 남성 환자도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배뇨습관이나 메커니즘 변화 탓에 비슷한 증상을 겪는 것이다. 오히려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증상 중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은 빈뇨이고, 가장 불편한 증상은 야간뇨라는 보고도 있는 것처럼, 요도의 압박으로 소변이 약해지는 것보다는 방광 자극 증상을 진료실에서 더 많이 호소하시는 편이다.

전립선비대증이 전립선암으로 진행될까 불안하다

전립선비대증과 함께 전립선암 역시 노령층의 남성에서 주의해야 할 질병이다. 특히 전립선암은 미국에서는 남성암 중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위암, 대장암, 폐암 다음으로 4위의 남성암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전립선암은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전립선 조직이 증식하는 전립선비대증과는 다르게 암조직이 발생해서 증식하는 병이기 때문에 전립선비대증이 있다고 해서 이것이 전립선암으로 변하지는 않는다.

앞서 전립선비대증 이외에도 배뇨와 관련된 증상을 일으키는 병이 많다고 언급한 것처럼, 전립선암 역시 하부요로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그렇지만 요도주변부 전립선조직에 많이 생기는 전립선비대증과 달리 전립선암은 전립선 주변부에서 주로 생기기 때문에 증상은 비대증에 비해 덜한 편이다. 대개 전립선특이항원(PSA)이란 혈액검사와 직장수지검사를 1차 검사로 진행하게 되는데, 증상만으로 전립선비대증인지 전립선암인지 구분은 어렵기 때문에 병원을 찾는 모든 환자에서 공통적으로 검사를 하게 된다.

전립선이 너무 커졌다는데 수술해야하는 것 아닌가

전립선비대증의 크기만으로 수술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만성질환에서 치료법이라 하면 우선 생활습관 개선, 다음으로 약물치료를 고려해보고 이후에도 차도가 없으면 수술과 같은 치료를 고려해볼 것이다. 직장수지검사나 전립선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전립선이 다른 환자다 2배 정도 커져있다, 환자에게 이런 말을 하면 바로 나오는 대답이 “그럼 나는 수술해야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바로 고려하는 경우는 전립선비대증으로 2차적 문제를 일으킬 때이다. 배뇨증상이 심하다 못해 소변이 갑자기 나오지 않는 요폐색이 반복돼 소변줄을 자주 넣어야하는 경우, 소변이 정체돼 요로감염이 발생하거나 전립선비대로 방광 혈관이 손상돼 혈뇨가 발생하는 경우, 정체된 노폐물로 결석이 생기거나 신장에서 소변이 내려오지 못해 요관이나 신장이 붓는 경우(수신증) 등이다. 물론 약물치료를 시도해도 증상이 쉽게 낫지 않거나, 약물로 인한 부작용이 심해서 치료가 어려운 경우도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수술하면 다 좋아질 줄 알았더니 여전히 불편한데, 재발한 것일까?

수술요법이 약물 치료에 비대 효과가 더 좋고 재발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재발 위험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전립선비대증 수술이 모든 전립선 기관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남아있는 조직에서 다시 증식을 시작해 다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또 수술로 인해 요실금이나 방광 자극 증상이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넓어진 요도로 인해 소변은 시원하게 나오더라도 오랜 기간 방치된 과민성방광의 상태는 수술을 한다고 바로 개선되지 않으므로 약물 치료를 함께 유지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대학병원에 있다 보면 아무래도 병이 심해져서 오는 환자들이 많다. 5~10년 전부터 소변은 조금씩 자주 마려워졌고, 심지어 소변줄기가 약해졌지만 대부분 나이 들면 이렇게 된다고 하니 그냥 지내오다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정도가 돼서 병원을 방문하게 된다. 비대해진 전립선은 약물 치료 또는 수술로 해결될 수 있겠지만, 장기간의 변화로 기능이 약해진 방광은 현재 원상태로 회복할 만한 치료법은 없는 실정이다. 담배를 끊고 과음을 피하며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등 전립선과 방광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생활 습관을 지키고 사소한 증상이라도 간과하지 않고 검사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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