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환자, 한·양약 함께 복용해도 안전해
뇌졸중 환자에게 한약과 양약을 함께 복용해도 안전하며, 특히 간과 신장에도 부정적 영향이 거의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지면서(뇌출혈) 발생하는 질환이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체마비, 의식장애 등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길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고령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뇌졸중 환자도 증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를 보면 최근 5년 사이 뇌졸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4% 증가했다.(2015년 53만 8443명 → 2019년 61만 3824명)
뇌졸중은 한·의학 협진 진료를 선호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일반적으로 한약과 양약의 병용 치료가 많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한약과 양약의 병용 투여에 대한 상호작용 및 안전성에 대한 정보는 부족했던 것이 현실이었다.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내과 고창남 교수팀은 뇌졸중 환자에 대한 후향적 연구를 통해 한·양약 병용 투여의 안전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강동경희대학교병원에 뇌졸중으로 14일 이상 입원한 환자 중 한약과 양약을 병용 투여한 40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자의무기록을 검토하여 연령, 성별, 진단, 입원 기간, 간기능 검사 수치, B형 및 C형 간염 검사, 신기능 검사 수치, 요화학 검사, 영상학적 검사, 조직검사, 과거력, 조영제 노출, 면역억제제 사용, 복용한 한약과 양약 등의 자료를 분석했다.
뇌졸중, 한·의학 협진 선호하는 대표적인 질환
연구 결과 401명 환자의 270명(67.3%)은 뇌경색, 160명(39.9%)은 뇌출혈, 29명(7.2%)은 뇌경색과 뇌출혈을 동시에 진단받았다. 간 손상이 발생한 환자는 4명(1.0%)으로, 간손상 환자 중 3명은 간 수치가 정상 상한치보다 2∼3배, 1명은 정상 상한치보다 3∼5배 높았는데, 추정되는 원인 약물을 중단하고 간기능을 개선시키기 위해 3명은 한약을 투여했고, 1명은 담즙 촉진제를 투여한 결과 모든 환자에서 간 수치는 14일 이내에 정상 범위로 회복됐다.
특히 총 4명의 환자에게 간손상을 유발한 약물은 양약 2건·한약 2건으로 나타났다.
양약의 경우 ‘Moxifloxacin’은 401명 중 1명에게 20일 동안 처방되어 간손상이 발생(100%)됐고, ‘Ebastine’은 총 9명에게 12일 동안 처방되어 1명에게 간손상을 유발(11.1%)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약은 청폐사간탕을 처방한 43명 중 1명(2.94%)에게서, 또 열다한소탕은 58명 중 1명(1.72%)에게서 간손상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약인성 신손상(DIAKI) 및 한약으로 인한 신손상(HIAKI) 환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창남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DILI(0.5%, 2/401·약물 유발성 간손상)와 HILI(0.5%, 2/401·약인성 간손상)의 낮은 발병률을 보였다.”라면서 “이는 기존 국내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며, 평균 69세인 뇌졸중 환자가 다양한 약물을 장기간 복용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의미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간손상은 개인적 특성과 관련이 있는 만큼 다양한 약을 복용 중인 환자뿐만 아니라 취약한 환자들도 정기적으로 간기능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