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 빠진 보건당국… 메르스 의심자 중국 출장

 

메르스 감염 의심자인 40대 남성이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돼 보건당국의 메르스 관리체계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28일 “메르스 의심자가 지난 26일 중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27일 확인하고, 국제보건규칙(IHR) 규정에 따라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 사무소(WPRO)와 중국 보건당국에게 이를 알려 진단검사와 치료를 받도록 조치했다”며 “국내 접촉자들을 추적 조사해 격리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으로 나간 메르스 의심자는 세 번째 메르스 환자의 아들로, 네 번째 환자의 남동생이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 16일 부친의 병문안을 위해 병원을 방문해 첫 번째 환자와 같은 병실에 4시간가량 머물렀다.

질병관리본부는 “초기 역학조사 과정에서 해당 의심자를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의심자 가족인 세 번째, 네 번째 환자가 의심자가 병실을 방문한 사실을 밝히지 않았고, 의심자도 발열 등의 증상으로 22일 방문한 의료기관의 진료의사에게 자신이 첫 번째 메르사 환자를 접촉한 사실과 가족 중에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것을 밝히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 19일부터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인 메르스 의심자는 25일 두 번째 진료에서 부친이 메르스로 확진됐다는 사실을 밝혔지만, 중국 출장을 취소하라는 의료진의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고 26일 홍콩을 경유해 중국 본토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스 의심자를 진료한 의사 역시 메르스 관련 역학적 사실을 알게 된 날로부터 이틀이 지난 27일에야 보건당국에 늑장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추가전파를 방지하기 위해 이 남성의 부인과 의심자가 방문했던 병원 의료진 10명을 자가격리하고, 의심자가 이용한 26일 항공편 탑승객 명단 확보와 근접 탑승객 28명을 파악하고 있다. 또한 의심자와 같은 직장에 다니는 180명을 상대로 접촉자 파악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메르스 환자는 7명이다. 모두 전염력이 강한 첫 번째 환자로부터 감염된 2차 전파 사례로, 2차 감염자로부터 추가 전파된 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통상업무를 최소화하고, 동원 가능한 모든 인력을 메르스 역학조사와 자가격리자 관리에 투입시키고 있다”고 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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