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평균수명은 여성보다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인의 평균수명도 남성이 77세, 여성이 84세(2011년 기준)로 여성의 평균수명이 7년 정도 길다. 100세가 넘는 장수인의 비율도 여성이 남성보다 12배가량 높다. 왜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는 걸까.
◆사회적 활동과 성향의 차이= 여성의 사회활동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지만 통상적으로는 아직까지 남성의 사회활동이 더 많다. 바깥활동이 많다보니 교통사고로 사망할 확률이 여자보다 높다. 직업군에 있어서도 남자가 여자보다 위험한 직업을 갖는 경우가 많다. 군인, 선원, 경찰관, 소방관, 건설 노동자 등 산업재해나 사고 위험이 높은 직업군에 남자의 수가 월등하게 높다.
남자들의 성향도 영향을 미친다. 공격적이고, 충동적이며, 폭력적인 행동으로 인해 사고를 자초하는 사례들이 발생한다. 음주나 흡연을 하는 비율도 남성이 높다. 한국 남성의 흡연율은 42%지만, 여성은 6% 수준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남자의 폐암 사망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흡연은 폐암 외에도 구강암, 식도암, 위암, 간암, 방광암의 원인이 된다.
◆Y염색체보다 안정적인 X염색체= 유전적인 요인에서도 그 차이를 찾아볼 수 있다. 여성의 성염색체는 X염색체가 두 개인 XX형이다. 하나가 손상돼도 다른 하나로 보완이 된다는 것이다. 반면 XY형인 남자의 Y염색체는 변이 가능성이 X염색체보다 3~6배 정도 크다. 이로 인해 남성은 암이나 선천적 결함, 감염에 취약하다. X염색체에서 나오는 단백질들이 노화 속도를 더디게 하고, 회복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도 평균수명의 차이를 가져오는 원인이다.
여성 호르몬과도 연관이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 임대종 원장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비타민 E와 같이 항산화 작용을 한다”며 “여성은 초경을 시작해서 폐경에 이를 때까지 여성호르몬의 지배를 받는 데 이 기간이 인생의 절반 가까이 된다. 이 여성호르몬이 혈관을 보호하고, 뼈 손실을 막고, 심장병 발생을 줄여준다”고 말했다.
암 생존율도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 남성들이 잘 걸리는 위암, 폐암, 간암 등은 다른 암에 비해 생존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여성에게서 흔한 갑상선암은 생존율이 거의 99%에 달한다.
◆여성은 오래 사는 만큼 더 건강할까?= 평균수명이 길다고 살아있는 동안 더 건강한 것은 아니다. 여성은 병치레하는 기간도 그 만큼 길다. 통계청의 ‘2013년 생명표’를 기준으로 한국여성의 기대수명(85.1세)은 남성의 기대수명(78.5세)보다 6.5세 길다. 하지만 건강수명은 여성이 73세, 남성이 69.5세로 3.5세 차이로 좁혀진다. 건강수명은 전체 기대 수명에서 질병이나 부상 등으로 병치레하며 사는 노후 기간을 뺀 수명을 말한다. 기대 수명까지 병치레로 고생하는 기간은 남성은 평균 5.6년, 여성은 8.9년이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노년기에 중병을 앓는 확률이 높고, 여성은 잔병치레를 많이 한다. 따라서 남성은 중증질환을 조심하고, 여성은 평소 건강관리를 잘 챙기는 것이 건강수명을 높이는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