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미생물’ 외계 생명체 단초 밝힐까?

빙하 밑 호수에서 미생물 발견

남극 빙하 800m 밑 호수에서 끌어올린 미생물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지난 7일 과학저널 네이처·사이언스는 800m 두께의 남극 얼음 밑에 있는 휠런스 호수에서 미국 연구진이 미생물의 존재를 확인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연구진이 뜨거운 물을 이용한 드릴로 시추를 해 호수 바닥 침전물과 물을 채취해 배양하던 중에 단순한 생명의 형태를 찾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이 시추지역의 실험실에서 샘플을 현미경으로 조사했고, 햇빛이 필요 없는 미생물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호수 물의 1㎜당 1000마리의 박테리아가 존재한다고 추정했으며 배양접시에서 매우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휠런스 호수에서 미생물이 발견됐다는 게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는 이 호수가 빙하 밑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극 빙하 아래에는 휠런스호와 같은 호수가 300여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호수들 사이로는 강이 흐르며 그 유역 면적은 미국 전체 면적의 1.5배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빙하 아래 얼지 않은 호수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지구 내부에서 나오는 열과 빙하의 거대한 하중이 만들어내는 압력과 열이 빙하 아래 물을 얼지 않게 만들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호수는 대기와 햇볕 등 외부환경과 격리되고, 필요한 영양소도 거의 없는 극한의 상태에서 존재하고 있다. 그 조건이 지구 밖 행성과 비슷하다.

따라서 이번에 휠런스 호수에서 발견된 것이 미생물 등 생명체로 밝혀진다면 외계의 행성에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 과학자들은 목성의 위성 ‘유로파’가 남극 빙하 밑 호수와 비슷한 조건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 연구진은 이 미생물의 종을 밝히기 위해 DNA 염기서열분석과 다른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연구진의 존 C 프리스쿠 미국 몬태나주립대학 교수는 “적어도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지나야 기본적인 사항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외계행성 생명체 존재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지 조만간 있을 남극 빙하 밑 미생물에 대한 발표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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