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치료법, 파킨슨병에 통 한다
뇌에 바이러스 주입해 유전자 바꾸는 법
뇌세포 일부가 죽어 몸이 떨리고 몸이 굳고 움직임이 느려지는 파킨슨병은 아직
뚜렷한 치료법이 없고 약물치료를 하거나 뇌를 자극해 증상을 완화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뇌에 바이러스를 주입해 유전자를 바꿔놓음으로써 파킨슨병을 개선하는 치료법이
임상시험에서 처음 성과를 거두었다고 영국 BBC방송 온라인 판이 보도했다.
미국의 헨리 포드 헬스 시스템의 피터 르윗 박사는 파킨슨병 환자들은 신경전달물질인
가바(GABA)의 분비가 급격히 줄어든다는 것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22명의 파킨슨병
환자들의 뇌에 가바를 더 많이 분비하도록 유전자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를 주입했다.
경과를 비교하기 위해 23명의 파킨슨병 환자들에게는 바이러스를 주입한다고 말로만
한 뒤 가짜로 수술을 하는 척 했다.
6개월 사이 총 45명의 실험대상 환자들의 뇌 반응을 관찰한 결과, 가짜 치료를
받은 사람은 12.7% 정도 상태가 나아졌지만 실제 유전자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두
배에 가까운 23.1%가 상태가 호전됐다.
르윗 교수는 “기존 약물치료나 수술시도를 대체할 새로운 치료법”이라며 “다른
신경 장애에 대해서도 유전자 치료가 가능하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 임페리얼단과대학의 유전자 치료 전문가인 니콜라스 마자라키스 교수는
“매우 고무적이지만 실제 유전자 치료를 받은 그룹과 가짜 치료를 받은 그룹의 차이가
10.4%밖에 안돼 아직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유전자 치료의 안전성 문제도 제기됐다.
1999년 제시 겔싱어라는 환자는 미국에서 치료를 시도하다 사망했으며 프랑스에서는
치료 도중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사례들이 있다.
영국의 파킨슨병 전문가 미첼 가드너 박사는 “유전자 치료의 효과가 얼마나 오래갈
지, 장기적인 문제는 없을지 더 연구해야 한다”며 “현재 치료법보다 훨씬 획기적인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아직 그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란셋 신경학(The Lancet Neurology)’ 저널에 게재됐고 영국
BBC 방송 온라인 판 등이 17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