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13조원 제약협회 새 회장 “오리무중”
“5월 중순까지는 꼭 상근회장 뽑아야”
연매출 13조원인 제약업계의 강력한 이익단체 한국제약협회의 회장 자리가 두
달이 지난 지금도 공석이다. 감투를 서로 쓰려고 하는 게 정상인데 웬일인지 제약협회
회장 자리는 선뜻 맡는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 왜일까.
한국제약협회 윤석근 회장 직무대행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차기 상근 회장을
찾고 있다고 털어놨다. 제약협회 내부든 외부든 상관없이 전적으로 상근을 할 수
있는 회장을 5월 중순, 늦어도 6월 초까지는 선출하겠다며 시급한 속내를 털어놨다.
아직까지 수락 의사를 밝힌 후보는 없다. 제약협회에 꾸려진 비상대책위원회 이사
8명과 윤 회장은 계속 회장 후보자들을 접촉 하고 있다.
사태가 이렇게 된 데에는 나름의 속사정이 있다. 지난 2월 11일 한국제약협회
어준선 전 회장은 정부의 저가구매인센티브 제도의 추진이 사실상 확정되자 “책임지겠다”며
사퇴했다. 책임사퇴 이후 정부의 새 제도 추진에 대한 업계의 반발은 강도가 더해졌고
정부의 태도변화 역시 전혀 없기 때문에 제약업계와 정부 방침은 마치 금년 10월을
향하여 마주 달리는 기관차처럼 돼버렸다. 차기 회장이 져야할 부담은 헤아리기 어렵게
돼 버렸다.
뿐만 아니라 새 회장은 겸직이 아닌 상근이다. 최근 약가인하정책과 의약품 공정거래와
관련된 조사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데 제약협회가 적극 대처해야 하고 협회 일에 집중할
상근 회장이 나와야 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제약협회 회장은 통상 어느 제약사 CEO가
겸직을 해왔다.
겸임 아닌 상근이 가장 우선시되는 조건이기 때문에 윤 회장은 “일반 회사 CEO에
준하는 연봉을 지급하고 그에 준하는 대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차기 상근회장에게 제시할 근무조건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힘들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
한국제약협회 회원사 회비 최소 30% 인상
윤 회장은 또 제약협회 회원사 회비를 최소 30%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약업계를 둘러싼 변화에 대응책을 상시 확보하기 위해 회원비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최근 제약산업에 쏟아지는 국민의 부정적 인식을 깨기 위한 홍보비
마련을 위해서도 회비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제약협회의 연회비는 매출액 5,000억 이상 기업은 한 달에 540만원으로 연간 기준
6,480만원씩 내고 있다. 임원으로 등록되면 특별회비를 추가로 내야 한다. 유례없이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해 저가구매 인센티브제에 정면 도전장을 낸 한국제약협회 집행부의
향후 발길이 설명할 길 없이 무거워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