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 아기집’이 편안하려면?

여성질환 특강 “증상 알아두면 검사 치료에 도움"

“생리통이 심하면 자궁에 문제가 있는 건가요?” “자궁을 모두 들어내는 수술을

하고 나면 서서 설거지하는 것도 힘들다던데요?” “생리랑 관계없이 하혈할 때 혈색이

다른가요?”

연세대 의대 산부인과 이병석 교수의 특강이 끝나자마자 참석했던 주부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이 교수는 “생리통이 심하면 자궁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자궁을 들어낸 여성 중에서 허리 통증을 느끼는 사례도 있다.

주기적으로 하는 생리와 색깔이 다른 피가 나올 땐 자궁질환을 의심할 수 있으니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답변했다.

코메디닷컴(www.kormedi.com)은 12일 오후 2시 50분 서울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지하2층에서 ‘고민해방! 여성 병의 모든 것’이란 주제로 건강특강을 주최했다.

이 교수는 이날 ‘여성에게서 잘 생기는 부인과 질환’이란 주제로 80분간 강의했다.

이 교수는 “사춘기, 성인, 갱년기 여성은 자궁근종, 선근증, 자궁내막증, 난소혹,

난소암, 자궁경부상피내암, 자궁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면서 “증상을 잘 알아두고

수시로 검사를 받아야만 조기진단, 조기치료를 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폐경기

여성에게는 폐경기 증후군, 골다공증, 자궁내막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건강한

생활습관과 운동이 중요하다”면서 “하루에 1200~1600mg의 칼슘 섭취는 필수이고,

개인에 따라 호르몬 치료제, 골다공증 치료제를 섭취하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교수가 발병빈도가 높은 대표적인 여성 질환에 대해 설명한 내용이다.

▽ 자궁근종

자궁근종은 부인과 질환 중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가임 연령의 20~40%에게서

발생하며, 특히 젊은 여성도 흔하게 걸린다.

자궁근종은 생기는 위치에 따라 위험도가 천차만별이다. 자궁 겉에 생기는 것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자궁내막 혹은 태아가 들어서는 곳에 생겼을 때 문제가 심각해진다.

크기가 큰 근종은 출산할 때 태아의 산도가 좁아져서 유산의 위험을 높인다. 또 자궁근종이

출산 이후 수축을 방해하기도 한다.

자궁근종이 왜 생기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임신 중에는 근종의 크기가 커지고, 폐경기 이후부터는

근종의 크기가 작아진다. 자궁근종은 여러 개가 생길 수 있다. 제거한 뒤에도 재발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근종 제거후 자주 재발… 4명중 1명만 증상 자각

자궁근종은 뚜렷한 증상이 없다. 자궁근종이 있는 여성 중 25%만이 증상을 느낀다.

때문에 평소 빈혈이 심하거나, 골반통증이 있거나, 월경이 불규칙하거나, 성관계

이후 통증을 느끼는 여성은 정기적으로 골반진찰, 컴퓨터단층(CT), 자기공명영상(MRI)촬영

등의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궁근종은 현재까지는 수술적 처치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배를 가르고 하는

개복술, 일부분만 0.5~1cm 정도 절개하는 복강경술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자궁을

먹여 살리는 혈관에 특수한 액을 넣어 근종에 연결된 혈관을 차단하는 자궁동맥결찰술

△레이저 등으로 자궁근종만 녹이는 자궁근종용해술 △여성호르몬 생성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약물치료가 있다.

약물치료는 크기가 큰 자궁근종을 갖고 있는 여성이 임신을 원할 때, 수술하기

전에 크기를 줄일 때. 수술을 피하고 싶은 폐경기에 가까운 여성일 때 주로 사용한다.

▽ 자궁내막증

자궁내막증은 자궁의 내막조직이 뱃속으로 파고 들어가 자궁이 비대해지는 질환이다.

자궁 내막조직이 자궁으로 파고 들어가 자궁을 크게 만드는 자궁선근증과 유사하다.

여성이 생리를 하면 모두 몸 밖으로 배출된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뱃속으로

역류하고 있다. 이 역류한 피를 우리 몸에서 다 제거해 줘야 하는데 일부 제거가

힘들어 유착이 생기면 자궁내막증에 걸리게 된다. 유착이 생기면 나팔관이나 난소

등의 해부학적 위치가 변해 불임의 위험을 높이고 통증을 유발한다.

역류한 피 몸에 남아 유착되면 발병

자궁내막증의 가장 큰 문제는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확진이 어렵다는 점이다.

골반통증, 생리통, 불임증, 요통, 월경불순, 성교통, 월경전 점상출혈, 월경시 배변통,

하지부위 통증 등 증상도 매우 다양하다.

안타깝게도 20대에 자궁내막증에 걸리면 임신을 하기 위해 치료를 계속 하겠지만,

생리를 하는 동안엔 계속 역류하고 유착되는 증상이 재발할 수밖에 없어 결국엔 자궁을

모두 들어내야 한다. 자궁내막증에 걸리면 임신도 못하고 통증도 심하기 때문에 조기발견과

치료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피임약을 복용하면 자궁내막증에 긍정적인 도움을 준다는

보고가 있다.

▽ 자궁경부암

성관계 후 출혈이 발생하거나 질 분비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면 자궁경부암을

의심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은 바이러스 때문에 생긴다. 98%이상이 주로 부부관계나

성접촉 때문에 생기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때문에 발병한다.

성접촉이 주원인… 외국선 9살부터 백신 접종

최근엔 HPV에 대항해 우리 몸에서 미리 항체를 만들 수 있는 백신이 출시됐다.

어릴 때부터 백신을 맞으면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다. 외국에서는 9살부터 자녀에게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한다. 자궁암 검사는 정확도가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되도록 자주 검사하는 것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 자궁내막암과 난소암

뚱뚱한 여성은 특히 자궁내막암에 주의해야 한다. 지방층에서 여성호르몬이 분비되면서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50, 60대에 유병률이 높다.

자궁내막암은 전체 자궁을 적출하는 수술을 한다. 필요하면 수술 후 보조적으로

방사선이나 항암치료를 한다.

가족 중에 난소암 환자가 있거나, 불임이거나,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은 난소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 난소암은 70% 이상이 증상이 없기 때문에 암 발병이 한참 진행된

후에 진단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출산경험 없거나 비만-불임 여성 주의해야

난소암은 자궁적출술이나 양측난소 절제술과 항암치료를 한다. 과거엔 생존기간이

6개월 정도였다. 지금은 의료기술이 발달해 4, 5년까지 연장됐다.

자궁을 전체 들어내는 자궁적출술을 하는 여성 대부분이 부부관계에 대해 가장

고민한다. 이 때문에 요즘엔 자궁경부를 남겨두고 적출하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자궁경부를 남겨두면 수술 전에 성관계할 때와 큰 차이를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자궁적출술을 할 때 자궁경부를 남겨둔 수술과 모두 제거한 수술에서 성관계의 기능적인

측면은 거의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조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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