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심장발작’ 급증
과로·과음, 심장 근육에 악영향
과음과 과다한 업무 부담이 증가하는 연말연시에 심장발작 환자가 급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밴더빌트 의대 케이스 처츠웰 박사팀은 1973년~ 2001년 미국에서 심장발작으로
사망한 5300만 명의 진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12월과 1월에 사망한 환자가 다른 달
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발표했다.
특히 두 달 중에서도 크리스마스가 낀 12월 25일과 26일, 새해 첫날인 1월 1일에
환자가 가장 많았다.
연구팀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평소에는 항상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지만 휴일을
앞두고 처리해야할 업무를 몰아서 하고 피로가 누적된 채 휴일을 보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또 평소 하지 않던 등산이나 골프 등 운동을 무리하게 하고 술자리가 잦아지면서
평소보다 활동량이 증가해 심장에 무리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몸이 아파도 휴일을 망치기 싫어 병원에 가지 않고 버티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사팀은 이런 현상을 ‘휴일 심장발작 증후군(holiday heart syndrome)’이라고
설명했다.
처츠웰 박사는 “갑작스런 과음과 과로는 심장 근육에 영향을 줘 심방 근육성
진통을 부를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심장박동에 변화가 생기면 심장발작으로 이어져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최민규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 50%이상이
자신이 고혈압 환자인지 모른 채 살고 있다”며 “이처럼 실혈관계 질환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이 평소에는 증상 없이 지내지만 휴일이면 밤새 술을 마시는 등 본인의 심장이
감당할 수 있는 능력 이상의 과로를 해 심장병, 뇌졸중, 뇌출혈이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이어 “음주량이 많아지는 연말연시에는 술에 취해 심장혈관계 증상이
나타나도 알아챌 수 없어서 위험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정연권 교수는 “휴일에 교외에 머물 경우
근처에서 병원을 찾는 것이 어렵고, 응급실만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서 치료받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가슴이 뻐근하거나 숨이 차고, 시야가 흐려지면서 어지러울
땐 빨리 편안한 자세로 누워 안정을 취하해야 하는데 일시적으로 좋아지더라도 다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