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11월 30일 경희대병원에서 박 씨가 뇌사장기기증 후 세상을 떠났다고 30일 밝혔다. 박 씨는 9월부터 두통으로 치료를 받다가 지난달 21일 저녁 집 근처 수영장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생전에 장기를 기증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남긴 박 씨의 뜻을 지켜주고자 뇌사장기기증에 동의했다. 이에 따라 박 씨는 심장과 폐장,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해 총 4명의 생명을 살렸다.
박 씨는 중학교 시절 육상선수로 활약하다 고등학교 때 하키로 전향해 1986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가대표 은퇴 후에는 생활가전 유지보수 팀장으로 근무했으며, 최근까지도 매주 등산, 수영, 마라톤 등을 즐겼다. 올해 한강 철인3종경기와 서울평화마라톤 10km를 완주했을 정도로 체력과 건강 상태가 양호했다.
유족에 따르면 박 씨는 퇴직 후 사회복지사나 요양보호사처럼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했다. 매월 불우이웃 후원은 물론 봉사와 나눔 활동도 꾸준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삶의 끝에서 4명의 생명을 살린 영웅, 기증자 박순자 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기증자의 따뜻한 마음이 연말 사회 곳곳에 따뜻한 온기로 퍼져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