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에 비해 몸 빨리 늙네"...몸 나이 알려주는 '노화 시계' 있다? 없다?
혈액 대사산물을 AI로 측정해 생물학적 나이 알아내
노화가 얼마나 진행됐는지 알려주는 ‘노화시계’가 사람의 몸 안에서 발견됐다. 몸의 신진대사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혈액의 대사산물(물질대사의 생성물)을 인공지능(AI)으로 측정해 생물학적 나이를 파악하고 실제 나이와의 차이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이로써 나이에 비해 몸이 빨리 늙는 가속노화 여부를 알 수 있고, 질병 발생 이전에 의학적 조치를 통해 노화를 되돌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킹스 칼리지 런던(King's College London) 연구진은 혈액 대사산물 데이터로 측정된 AI 기반 노화시계가 건강과 수명을 예측할 수 있으며, 노화가 가속화되면 건강상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의 40-69세 22만5000명 이상의 혈액 마커 데이터를 사용하여 17개 기계 학습 알고리즘을 훈련하고 테스트했다. 그 결과 ‘마일에이지(MileAge)’로 불리는 사람의 대사체 나이는 신진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작은 분자인 혈액 대사산물을 기반으로 한 생물학적 나이를 반영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마일에이지와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연대기적 나이 사이의 차이(MileAge delta)는 생물학적 노화의 가속화 여부를 나타냈다.
연구진은 대사체 노화 시계(마일에이지)가 수명을 정확하게 예측하는지, 건강 및 노화와 얼마나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지 평가했다.
노화가 가속화된 사람(즉, 마일에이지 델타가 큰 사람)은 허약하고, 만성 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더 높았고 사망 위험도 컸다. 또 텔로미어(염색체 끝에 있으며 세포의 수명을 결정하는 요소로서 길이가 길수록 정상 세포분열이 잘 일어난다)가 짧았다. 이는 세포 노화의 지표이며 죽상동맥경화증 등 노화 질병과 연관되어 있다.
노화 시계는 건강 악화의 초기 징후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질병 예방을 위해 사람들이 건강 상태를 적극적으로 추적해 관리하고 생활 방식 등 건강 유지를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이 연구의 수석 저자인 줄리안 머츠 박사는 “대사체 노화 시계는 건강에 대한 통찰력을 주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면서 “연대기적 나이와 달리 생물학적 나이는 수정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입체파 규칙 기반 회귀(Cubist rule-based regression)’로 불리는 특정 기계 학습 알고리즘을 사용했으며 대사산물과 나이 사이의 비선형 관계를 모델링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활용해 건강과 수명 정보를 제공하는 생물학적 신호를 포착했다.
이 연구는 ‘Metabolomic age (MileAge) predicts health and life span: A comparison of multiple machine learning algorithms’이란 제목으로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