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 환자에게 적합한 구강관리 방법은?

[김현정의 입속 탐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호스피스 케어의 목적은 삶의 마지막까지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있습니다. 의사는 여명이 6개월 이내인 환자들이 적극적 치료를 중단하고, 고통을 최소화하여 삶을 마무리하도록 도와줍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과 관련된 문제에 직면한 환자와 그 가족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통증과 기타 신체적, 심리사회적, 영적 문제를 조기에 식별하고 완벽하게 평가하고 치료함으로써 고통받는 삶을 예방하는 접근방식”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구강관리는 많은 영역에서 무시되기 쉽습니다. 특히 호스피스 케어에서 돌봄 제공자들은 환자의 위중한 상태로 말미암아 구강관리에 대한 중요도를 낮게 평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명이 몇 개월인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거나, 완화의료에서 구강관리가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현실에 직면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급여 제공의 공백, 돌봄 제공자들의 시간적 제약, 호스피스 환자에게 구강관리를 어떻게 어디까지 제공해야 하는 지에 대한 교육의 부족 등에서 비롯됩니다. 호스피스 환자에게 적절한 구강관리를 주저하거나 필요한 경우에도 치과치료를 위한 적극적 개입을 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호스피스 케어에서 구강관리의 주요 목적은 입마름 등 구강 불편감을 개선하고, 구내염을 관리하며, 그리고 좋지 않은 구강위생으로 인한 흡인성 폐렴 등을 예방하는 데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립적인 호스피스 환자가 정기적인 구강검진과 구강관리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구강건강이 나쁘면 영양상태, 편안함, 사회적 관계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삶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입이 마르고 구강위생이 나쁜 호스피스 환자들은 치주질환에 더욱 취약합니다. 잇몸 관리를 통해 환자가 편안해지고 영양상태가 좋아지고 구강병과 흡인성 폐렴 등의 발생을 줄일 수 있습니다. 흡인성 폐렴과 뇌심혈관질환, 당뇨병, 암 등은 구강건강 모니터링 및 관리를 소홀히 하여 생기는 만성치주염 중증도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면역 기능이 저하된 호스피스 환자의 85%에서 구강 칸디다증이 발견되며, 이는 심각한 구강건조증의 결과입니다. 때문에 호스피스 환자들에게 적절한 입마름 케어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호스피스 환자들은 캔디다 구내염, 구강건조증, 충치, 치주질환, 식욕부진, 삼킴곤란, 호흡 곤란 및 의사소통 곤란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습니다. 적극적인 구강관리를 제시한 호스피스 케어팀은 매일 3번 일반적인 구강세척과 교대 간호사의 정기적인 구강평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호스피스 구강관리는 치과치료의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장에서 환자 상황에 맞게 제공돼야 합니다. 더구나 호스피스 케어 현장 경험이 전무한 치과의사나 치위생사가 단지 전문가라는 이유로 전담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다학제적 접근으로 치과전문가나 작업치료사들이 현장에 있는 돌봄 제공자들이 제대로 할 수 있게 ‘교육과정(Training of trainers)’을 제공하는 식 접근이 필요합니다.

구강관리는 무엇보다도 환자의 편안함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맞춤형 구강관리를 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매일 2~3회 구강관리를 해야 하며, 환자가 의식이 명료하고 구역반사가 있을 경우 부드러운 칫솔이나 거즈를 이용해 치아, 잇몸, 혀를 부드럽게 닦습니다. 그러나 환자들이 예민하고 구강 내 염증이나 통증이 있을 때에는 일상적인 칫솔질이나 치실, 치약 사용도 힘들 수 있습니다. 문헌에 따르면 생리식염수나 제라늄, 라벤더, 티트리, 페퍼민트 정유를 혼합한 용액을 사용하여 환자들의 구강 불편감을 완화시키기도 합니다. 입이 매우 마르거나 화끈거리면 냉수 가글링을 고려할 수 있지만 의식이 없으면 양치한 물이 폐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많은 병동에서 칫솔질을 생략하고 부드러운 거즈로 구강을 닦기만 합니다. 외국에서는 레몬즙을 물에 섞어 입이 마른 환자들에게 스프레이해 주기도 합니다. 완화의료에서 구강관리는 환자의 개별적인 상태와 요구에 맞춰 구강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호스피스 환자에게 적합한 구강관리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질문해 보았습니다.

 

결국, 호스피스 케어에서 구강관리를 정의하는 것은 환자의 삶의 질 증진과 관련된 공백 영역을 메꾸는 것입니다. 구강관리를 소홀히 하면 환자의 존엄성을 소홀히 하게 되고, 느슨하거나 썩은 치아, 염증으로 아픈 치아와 구강점막, 더 나아가 흡인성 폐렴의 조기 발견이 어렵습니다. 또한,  구강관리 시간에 입을 다물고 협조하지 않는 환자와 구강 통증이나 불편함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환자들은 매일 하는 구강관리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돌봄 제공자는 호스피스 환자의 구강문제를 마주해야 할 윤리적 책임이 있습니다. 특히 호스피스 완화의료 환자에서 볼 수 있는 복잡성은 일반화가 아니라 개별화된 맞춤형 구강관리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어떤 호스피스 환자에게는 유익하고 안전한 구강관리 방법일지라도 다른 환자에게도 반드시 유익하고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호스피스 환자가 요구하는 고유한 구강상태를 완화시킬 수 있는 구강관리방법을 교육하고 구현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강관리는 호스피스 환자의 존엄성과 완화의료의 목적을 위해 제공되는 필수적이고 기본적인 서비스입니다.

<참고문헌>

Soileau K, Elster N. The Hospice Patient's Right to Oral Care: Making Time for the Mouth. J Palliat Care. 2018 Apr;33(2):65-69. doi: 10.1177/0825859718763283. Epub 2018 Mar 13. PMID: 29533131.

    김현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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