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소아암 신경모세포종 잡는 면역약 '콰지바' 처방권 진입
내달 1일부터 급여 적용, 고위험군 및 재발 불응성 환자 대상
사망률이 높은 희귀 소아암 신경모세포종을 겨냥한 면역치료제 '콰지바(성분명 디누툭시맙베타)'가 국내 처방권에 안착했다.
28일 레코르다티코리아는 고위험군 및 재발성·불응성 신경모세포종 면역치료제 콰지바가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오는 12월 1일부터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 받는다고 밝혔다. 콰지바 허가 전까지 국내에는 해당 환자에 쓸 수 있는 면역 옵션이 없었다.
신경모세포종은 부신수질이나 교감신경절을 따라 주로 척추 부위에 발생하는 미분화 고형 종양이다. 전체 소아암 발생의 약 10%를 차지하는 희귀 소아암으로, 신경모세포종이 가장 호발하는 1세 미만 인구에서 100만명당 약 65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질병코드가 없어 정확한 환자 수 집계가 어렵지만, 연간 50명 내외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병은 지난 20년간 치료법의 발달로 생존율이 일정 부분 개선됐지만, 재발이 빈번하고 생존율이 낮은 고위험군 및 재발성·불응성 신경모세포종 환자의 경우엔 치료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유럽에서는 2017년부터 콰지바가 사용돼 왔지만, 국내에서는 올해 6월 콰지바가 정식 허가를 받기 전까지 사용할 수 있는 면역치료 옵션이 전무한 상황이었다.
이번 복지부 고시에 따르면, 콰지바는 이전에 항 GD2(Disialoganglioside2) 항체 치료를 받지 않은 '만 12개월 이상~만 20세 미만'의 신경모세포종 환자로 △이전에 유도 화학요법 이후 부분반응 이상을 보인 후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이력이 있는 ‘INSS 4기’ 또는 ‘INSS 2-3기이면서 MYCN 유전자 증폭’ 중 한 가지 이상을 만족하고 조혈모세포이식 종료 후 6개월 이내 투여를 시작한 경우, △재발성 또는 불응성 신경모세포종 환자인 경우 급여가 적용된다.
급여 적용은 글로벌 3상 임상인 'APN311-302 연구'를 비롯한 주요 임상 연구들을 근거로 이뤄졌다. 주요 결과를 보면, 고위험군 신경모세포종 환자의 유지요법에서 콰지바 투약군(378명)의 5년 무사고생존율(EFS)은 57%, 5년 전체생존율(OS)은 64%로 콰지바 면역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466명) 42%, 50%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이지원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 혈액종양분과 교수는 “이 질환은 특히 예후가 좋지 않아 질병 부담이 크기 때문에, 신경모세포종 치료 시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미세잔존질환(MRD)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절한 유지요법의 실시가 매우 중요하다”며 “콰지바는 이러한 고위험군 신경모세포종 유지요법에서 기존 비면역치료군 대비 환자들의 생존 기간을 유의미하게 개선하며 치료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평가했다.
최정윤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이미 국제 소아신경모세포종학회(SIOPEN)와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등 주요 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고위험군 신경모세포종 유지요법에 표준 면역치료제로 콰지바와 같은 항 GD2 항체를 권고하고 있다”며 “국내 환자들도 글로벌 표준치료를 적용 받게 됨으로써 국내 치료 환경의 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