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경영권 지킨다...28년 영업익 1조 낼 것”

3자연합 측 "8000억원대 투자재원 방안은 왜 없나"지적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는 임종훈 대표. [사진=코메디닷컴 DB]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의 결과와 관계없이 저를 중심으로 하는 경영 체제는 2027년까지 계속될 것이고, 내달 19일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진 재편을 통한 새 리더십이 구축될 것입니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27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한미그룹 밸류업 및 중장기 성장전략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처럼 밝혔다.

경영권이 손바뀜할 수도 있는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을 앞둔 그가 당찬 포부를 드러낸 셈이다. 한미약품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8일 임시주총을 열어 이사회 정원 등을 두고 표대결을 벌인다. 박재현 대표 해임 건이 포함된 한미약품 임시주총은 다음달 19일 열린다.

임 대표는 “한미약품 이사회는 2025년과 2026년에 걸쳐 인적 교체가 이뤄지는데 저에 대한 이사회의 신임은 더욱 강력해질 것이며, 특히 2026년 3월이면 완전한 경영권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비롯한 '3자 연합'측 이사진 3명의 임기가 만료되고, 이듬해 3월 주총에서 송영숙 회장의 임기가 만료됨으로써 임종훈 대표 측을 지지하는 이사진 진입이 가능해져 지배력이 확대된다는 평가다. 한미약품도 2025년과 2026년 이사진 임기 만료를 앞둬 임 대표 측 이사 기용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분쟁 상황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 한국 제약산업과 한미그룹의 미래를 위해서도 제3자의 개입은 즉시 중단돼야 한다”며 “편을 갈라 앞잡이 역할을 하고, 사익을 취하는 무리는 모두 곧 회사를 떠나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사 교체 사안은 임 대표 쪽만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3자 연합 측도 우호 인사를 선임할 수 있고, 이사 임기가 만료되더라도 연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미사이언스 지분구조는 3자 연합 측이 훨씬 앞서고 있다. 결국 경영권 분쟁이 2026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인데, 분쟁 기간이 길어질수록 피해는 임직원들과 주주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가족 간의 화합에 대해 임 대표는 “안타깝게도 상속세와 관련해 저희가 어려울 때 외부세력이 이간질을 했다”며 “가면 갈수록 어려움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족 간 불화와 사업을 최대한 분리를 하려고 하고 있고 소통할 의지는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외부세력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한미사이언스는 5년 안에 그룹 전체 이익을 1조원까지 높이겠다는 목표와 이를 위한 전략을 공개했다. 매출은 2028년까지 2조3267억원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한미사이언스 매출(1조2478억원)의 두 배에 가깝다. 지난해 10%였던 성장률도 연평균 13.7%까지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외적 성장’과 ‘다각화’를 큰 키워드로 잡았다. 세부 전략으로는 연구개발(M&A)과 코프로모션을 통한 치료 영역 확대, 오픈 이노베이션, 글로벌 연구개발 역량 개선, 헬스케어 벨류체인 사업 다각화, 원료 위탁생산·위탁개발생산 사업 확대(한미정밀화학) 등을 내놨다.

김영호 경영지원 상무는 “한미가 더 높은 기업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선 새로운 공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이나 기술을 적극적으로 M&A(인수합병)해서 외형 성장을 추진하겠다”며 “먼저 시장 매력도와 시너지를 고려해 정신질환, 신경계 및 골질환 관련 기업 인수를 통해 시장에 진입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임 대표 측은 투자자금에 대해 명쾌한 전략을 내놓지 않았다. 앞서 3자 연합 측은 한미사이언스의 중장기 전략에 대해 “보고서의 전략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공시에 기입돼 있는 8150억원의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다”며 “치열한 분쟁 중에 ‘3자배정 유상증자’라도 하겠다는 것인지, 이러한 중대한 투자 건을 이사회도 배제하고 외부에 먼저 발표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 채무로 연간 이자 비용만 100억 원에 가까운 비용을 쓰고 있는 두 형제의 오버행 이슈 해소 방안은 무엇인지 더 허심탄회하게 설명하실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한미사이언스의 주식 가치를 억누르고 있는 핵심 요소가, 회사의 미래 전략 때문이 아니라 두 형제의 '과도한 채무'란 점을 엄중히 인식하셔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데도 임 대표는 기자회견장에서 8000억원 가량의 투자금이 필요하다고만 말할 뿐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유상증자나 외부 투자를 비롯해 다양한 투자 재원 마련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만 내놨다. 지난 4월 임종훈·종윤 형제 측은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 전 주주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주주총회를 통해 뜻을 이루게 된다면 1조 이상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했지만, 투자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선 답을 내놓지 못한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임 대표는 상속세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안 없이 “오버행 이슈 때문에 주가가 오르지 못한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도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워낙 세금 규모가 크다 보니 준비하는데 오래 걸렸고, 돌아올 상속세는 늦지 않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답했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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