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사상 첫 연간 흑자 확실...하지만 '이 것' 염려되네

세노바메이트 매출 비중 97%...후속 파이프라인 안보여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 [사진=SK바이오팜]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매출 확대에 힘입어 연간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한 품목이 이끌어가는 매출·수익 구조를 벗어나야 하는 지적도 나온다.

김선아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6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보여준 성장세를 고려할 때, 2024년은 SK바이오팜이 첫 연간 BEP(손익분기점)를 달성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SK바이오팜은 올해 3분기 매출액 1330억원, 영업이익 23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47.2%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지만, 직전 분기보다는 이익 규모가 감소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3분기에 유의미한 로열티나 마일스톤이 없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2분기 예정 없이 유입된 로열티가 100억원 이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3분기 실적은 오히려 순수 제품 판매만으로 분명한 성장세를 보이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실적 성장은 SK바이오팜의 대표 제품인 뇌전증 치료 신약 ‘세노바메이트(제품명 엑스코프리)’의 영향이 크다. 현재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내 점유율은 처방 수 기준 약 5.9% 내외로 추산되며, 올해 상반기 SK바이오팜 전체 매출의 96.7%를 차지할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뇌전증 치료제 시장에서 경쟁약물보다 저렴한 약가 등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출시 10년차인 2028년경 세노바메이트는 연매출 1조3800억원 수준을 달성할 수 있으리라 전망한다”고 했다.

상상인증권은 이에 따라 SK바이오팜의 올해 연간 매출을 5246억원, 영업이익을 777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이대로라면 SK바이오팜은 2011년 지주사 SK로부터 물적분할한 이후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하게 된다. 전체 매출에 대한 세노바메이트의 기여도를 고려하면, 해당 성과는 사실상 세노바에이트로만 달성한 것이다.

이와 관련, 김 애널리스트는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세노바메이트의 매출 비중을 분산할 제품이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 7월 중국 바이오텍의 방사성 의약품 파이프라인을 도입했다. 최대 마일스톤 기술료를 포함한 전체 계약 규모가 약 7400억원에 이른다. 해당 후보물질은 대장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 고형암에 많이 발현되는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후보물질이 아직 전임상 단계에 머무르고 있어 유의미한 매출 발생까지 8~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SK바이오팜은 내년 중 이 물질의 전임상을 마치고 임상 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세노바메이트와 함께 매출을 이끌 새로운 파이프라인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내년 중 신규 파이프라인 도입 가능성이 있어 주가 상승 기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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