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2mm 구멍 나"...운전 중 '이것' 참았다가 무슨 날벼락?
BMJ에 보고된 사례, 재채기 막으면 압력 20배 가해져...기관지는 물론이고 모세혈관, 폐 등에도 위험
한 남성이 재채기를 멈추려다 목에 구멍이 난 사연이 전해져, 재채기가 나올 시 억지로 참지 말아야 한다는 의사의 경고가 나왔다. 급격히 추워지면서 재채기가 많이 나오는 요즘, 주의해야할 사안이기도 하다.
최근 '영국 의학 저널(British Medical Journal)'에 던디 나인웰스 병원 의료진이 보고한 사례에 따르면 30대 남성은 운전 중에 재채기가 나오려 하자, 이를 참기 위해 코를 막고 입을 다물었다. 이 후 그는 심한 목 통증을 겪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X-ray 검사에서 기관 파열이 발견된 것을 발견했다. 기관지에 2mm 크기의 구멍이 생겨 있었던 것이다. 의료진은 그를 병원에 입원시켜 관찰했고, 통증 완화 약물인 코데인과 파라세타몰로 치료했다.
당시 이 남성은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었다. 코 내부의 붉어짐과 부종을 일으킬 수 있는 흔한 상태로, 먼지, 꽃가루, 곰팡이, 동물 피부 조각, 음식 등과 같은 알레르겐에 의해 유발된다.
이 사례를 보고한 의료진은 "재채기를 억제하기 위해 기도를 막는 것은 생각보다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도를 막으면 압력이 평소보다 20배 강해진다. 이로인해 고막이 터지거나 동맥류가 생기고 심하면 갈비뼈가 부러질 수도 있다.
연구의 저자인 라사즈 미시로브스 박사는 영국 방송 BBC 스코틀랜드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재채기는 바이러스와 같은 자극 물질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중요한 기능으로, 억지로 막아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대신, 재채기로 인한 타액이나 점액이 다른 사람에게 퍼지지 않도록 손이나 팔꿈치 안쪽으로 가리는 것이 좋다.
미시로브스 박사는 “얼굴을 손이나 팔꿈치 안쪽으로 가려서 바이러스 같은 자극 물질이 주변 사람에게 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코와 입을 막지 않고 재채기를 억제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도 있다. 미시로브스 박사는 개인적으로 재채기가 나올 때 윗입술 바로 아래를 엄지로 몇 초간 누르는 방법을 사용한다고. 비강 통로를 막지 않고 재채기를 멈추게 하는 방법이다.
2018년에도 재채기를 억제로 막으려다 유사한 사건이 발생해 'BMJ케이스리포트(BMJ Case Reports)'에 보고된 바 있다. 당시 한 남성은 재채기를 멈추려다 말을 하거나 음식을 삼키기 힘든 상태에 빠졌다. 스캔 결과 그의 가슴 깊숙한 조직과 근육에 공기 방울이 발견됐다.
재채기 참다 눈코 고막 모세혈관도 파열 위험...중이염, 기흉까지 나타날 수 있어
재채기를 참으려다 그 압력으로 위험에 처한 사례가 종종 보고된다. 재채기는 많은 압력을 가하기 때문에 참으려고 하면 눈, 코 또는 고막의 모세혈관도 파열될 수 있다. 미국 뉴저지 알레르기협회의 이비인후과 전문의 제이슨 아브라모위츠 박사는 “이로 인해 얼굴이 표면적으로 손상돼 얼굴이 더 붉고 얼룩덜룩해질 수 있다”며 "안구에 붉은 반점이 보이거나 작은 코피가 날 수도 있고, 더 심한 경우에는 고막이 터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고막 파열은 보통 치료 없이 몇 주 안에 치유되지만, 청력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재채기는 박테리아를 포함해 코에 있어서는 안 되는 것들을 제거하는 작용을 한다. 감기나 독감에 걸려 재채기를 하는 경우, 이를 참으면 중이염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박테리아나 감염된 점액을 운반하는 공기를 다시 중이로 밀어 넣으면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재채기를 참을 때 가슴에 불편한 팽만감도 느낄 수 있다. 이때 드물지만 너무 많은 공기와 압력이 횡격막에 갇혀 폐가 손상되기도 한다. 공기가 닫히면 호흡을 돕는 가슴 근육인 횡격막에 압력을 가하게 되고 폐와 흉벽 사이에 공기가 갇히는 질환, 즉 기흉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 공기가 조금 갇히면 대개 저절로 해결되지만 그 공기의 양이 많으면 상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 긴급히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