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최초 원격 전립선암 로봇수술...막후엔 한국의사, 그가 있었다

인도네시아의 유명 휴양지, 발리에서 최근 '제21차 아시아비뇨의학회(UAA, Urological Association of Asia, 9월 5~8일)가 열렸다. 아시아 각국에서 3,300여 명이 참석했고, 논문 초록만 1,300편이 발표됐다.

제21차 아시아비뇨의학회(인도네시아 발리, 9월 5~8일). [사진=성경탁 교수 제공]
하지만 이번 학회의 최대 하일라이트는 5일 오후 열린 '원격 로봇수술' 시연. 20km 떨어진 발리의 2곳 병원(우다야나병원과 우누드병원)을 연결, 한쪽에선 전립선암 환자가 누워있고 다른 쪽에선 의사가 수술 콘솔을 움직여 수술하는 장면을 실황으로 중계했다.

행사장 대형 화면에선 현장의 긴박한 손놀림이 이어졌다. 결국, 암 조직만 정밀하게 떼내며 수술이 성공하자, 긴장하며 지켜보고 있던 의사들 입에선 짙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사진=성경탁 교수 제공]
또 우레 같은 박수와 함께 “획기적인 순간”이란 진행자 코멘트도 나왔다. 인도네시아 최초의 전립선암 원격수술이었기 때문.

환호하는 이들 중엔 그 광경을 가장 흐뭇해하며 바로 보던 이가 있었다.  성경탁 교수(창원한마음병원).

이번 수술을 기획하고 모든 절차의 밑그림을 그린 것도 그였다. 지난해 6월, 중국 베이징(301인민해방군병원)과 3000km 떨어진 중국 최남단 하이난성(海南省) 병원(하이난산야병원)을 연결한 초(超)원격 수술을 시연해보였던 그의 경험이 크게 도움을 준 것.

관련 기사: “베이징 3000km 밖 돼지 콩팥, 원격 로봇 수술로 뗐다”(코메디닷컴 23년 09월 01일)

사실, 성 교수는 비뇨의학 분야의 로봇수술 대가다. 2002년 11월, 아시아 처음으로 싱가포르에서 전립선암을 떼내는 로봇수술을 시연해 보였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동아대병원 등에서 그의 손길을 거쳐간 전립선암 로봇수술 환자만 1,200명이 넘는다.

이번 UAA 학회에 사용된 수술 로봇도 그와 인연이 깊은 중국 엣지메디칼로보틱스(Edge Medical Robotics) 제품. 또 이 제품을 인도네시아로 들여오는 과정엔 보건복지부 장관(Budi Gunadi Sadikin) 역할도 컸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공식 사용허가가 아직 나지 않은 상태인 만큼, 장관의 특별한 '임시허가'가 있어야 했기 때문.

중국 로봇, 인니 장관과 3각 협조로 첫 원격수술 성공 이끌어

결국, 이날 인도네시아 최초의 원격 전립선암 로봇수술은 한국의 성 교수, 그와 인연이 깊은 중국의 엣지메디칼, 그리고 인도네시아 장관까지 3자의 특별한 지원이 함께 작동한 덕분이라 할 수 있는 셈이다.

그는 이번 학회 국제조직위원장(Internal Faculty Committee chairman)이자 로봇수술 메인 세션(main plenary session)의 좌장을 맡아 '아시아 수술 로봇과 그 너머'(Surgical Robotics in Asia and Beyond)를 주제로 기조 강연도 했다.

이에 '아시아비뇨의학회'(UAA)는 특별한 상(Outstanding Contribution and Dedication Award)으로 성 교수<아래 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사진=성경탁 교수 제공]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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