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립병원 2026년, 문 연다
내과 외과 정형외과 등 7개과 60병상...운영은 부산 온종합병원이 5년간
의료취약지로 분류되는 울산 남부권의 의료공백을 메울 울주군립병원이 약 2년 후, 2026년 2월 개원한다. 문을 닫은 옛 보람요양병원(울주군 온양읍 덕남로 233) 자리에서다.
노인 진료가 많은 내과, 외과, 정형외과, 신경과 등과 함께 응급의학과까지 모두 7개 진료과목에다 입원실도 60병상 정도 갖추는 규모다. 의사 12명 등 총 130여 명이 근무할 예정. 응급실, 건강검진센터, 인공신장실, 물리치료실도 들어온다.
소유는 울주군이지만, 전체 운영은 개원 때부터 5년간 부산 온종합병원이 대신 맡는다. 공모를 통해 여러 신청자를 비교해본 결과, 온종합병원이 병원 운영 노하우와 함께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 수급에 비교우위가 있을 것으로 평가해서다.
이에 울주군 이순걸 군수와 (의)온그룹의료재단 정근 회장은 13일 군청 프레스센터에서 ‘울주군립병원 관리운영 위·수탁 계약’을 체결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군립병원 청사진을 내보였다.
이순걸 군수는 “처음부터 큰 규모로 가는 것보단 개원 후, 실제 병상가동률을 보면서 점차 늘려나가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운영 결과를 매년 점검해 군민들이 원하는 진료과목은 신설하고 관심도가 낮은 진료과목은 폐지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진료과목에서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는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군수는 “용역을 통해 분석해보니 울주군 및 남부권 출산율을 고려했을 때 산부인과의 장기 운영이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병원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데는 3~5년 정도 필요한데, 특히 1년 차엔 의료인력이 100% 투입되는 것이 아닌 만큼 상당한 적자가 날 것”이라 전망하고 “개원 후 3년까지는 병원 안착을 위한 필수 비용이라 생각하고 해당 적자를 울주군 재정으로 보조를 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한편, 위탁 운영을 맡은 온종합병원은 이달부터 리모델링 설계에 나서 내년 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한 후 2026년 2월에 개원할 예정.
온종합병원 김동헌 병원장은 “2026년부터 울주군 남부권의 응급의료와 지역주민 맞춤형 의료서비스 제공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특히 지방 의료의 난제인 우수 의료진 확보를 위해 의료재단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것”이라 했다.
부산대병원장, 부산시립의료원장, 부산보훈병원장을 모두 지낸 그도 사실은 울주군 출신. 김 병원장은 “온종합병원 내 울주군 출신 의료진이 적지 않아 이들도 매월 한두 번씩 울주군립병원에서의 특별진료도 검토해볼 계획”이라 덧붙였다.
의료재단 정근 회장도 “지방의료기관의 성패 여부는 의료인력 확보”라면서 “의료인력 확보가 여의치 않으면 온종합병원 의료진의 파견 근무, 그린닥터스 소속 의료진의 자원봉사, 온종합병원-울주군립병원 간 원격진료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