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부진했던 녹십자, 하반기에 반전?

다올·유진 "美서 알리글로 매출 발생하며 호실적 거둘 것"

GC녹십자 본사 [사진=GC]
올해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보였던 GC녹십자가 하반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것이라는 증권가 예측이 나왔다. 핵심 제품인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 제제 ‘알리글로’와 헌터증후군 치료제의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다올투자증권, DB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등 증권업계는 녹십자의 2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했음에도 하반기 무난하게 호실적을 거두며 연초 예상된 수준의 실적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고 6일 전망했다.

녹십자는 전날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4174억원, 영업이익은 176억원이라고 밝혔다. 각각 전년 같은 기간보다 3.6%, 25.5% 감소한 수준이며, 당기순손실은 9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녹십자의 이번 실적이 시장 기대치보다 부진한 것은 알리글로의 미국 판매를 위해 다른 국가에서 수급을 조절한 영향이 크다”며 “여기에 독감백신 시장 경쟁이 심화되며 수출 매출도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지난 7월 미국 출시를 마친 알리글로가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예정”이라며 녹십자의 분위기 반전을 예상했다. 녹십자가 미국 대형 사보험사인 ‘유나이티드 헬스케어’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익스프레스 스크립트’ 등과 계약을 마치는 등 미국 사보험 시장 점유율 확대 방안을 마련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PBM은 미국에서 처방약 관리를 전문적으로 대행하는 회사다. 보험사와 협력해 처방약 목록을 관리하고 약가 협상, 약국 네트워크 구축 등을 수행한다. PBM과 계약을 통해 처방집에 등재되면 미국 의료보험 체제에 편입하는 것이 보다 쉬워진다. 녹십자 측은 미국 사보험 시장에서 약 8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미국 3대 PBM사와 올해 중 계약을 완료해 처방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여기에 알리글로의 미국 출시 가격이 한국보다 6배 높은 가격으로 책정돼 이익 개선에도 기여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알리글로 외에 하반기 녹십자의 추가 성장동력에 대한 기대감도 이어졌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헌터증후군 치료제인 ‘헌터라제’ 매출이 정상화하고 있다는 것도 하반기 전망이 긍정적인 이유”라고 했다.

헌터증후군은 연골과 힘줄 등을 구성하는 ‘글리코사미노글리칸(GAG)’이 분해되지 않고 체내에 쌓여 여러 조직에 손상을 입히는 희귀 유전병이다. 녹십자는 헌터라제를 개발해 판매 중인데, 지난해 국내 처방 점유율이 약 80%였다.

다만 기존 헌터라제 수출국 중 매출 1위 국가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매출이 급감하며 지난해 수출이 부진했다. 녹십자가 알리글로를 통해 적극적으로 확대한 미국 현지 영업망을 통해 수출을 회복하면, 고가·고마진인 희귀질환 치료제의 특성상 빠르게 매출이 안정화될 전망이다. 다행히 지난 2분기 헌터라제는 전년 동기보다 49.6%, 직전 분기보다 38.3% 성장한 18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매출 정상화 시동을 걸었다.

권 애널리스트는 “녹십자의 2분기 실적을 분석하면 별도 기준 영업부문은 성장세로 전환했지만, 연결자회사 지씨셀이 임상을 진행하며 연구개발 비용이 늘었고, 이자 비용도 증가했다”며 “하반기 재무 건전성과 투자 효율화에 집중한다면 기업가치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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