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진 모발 다시 난다!"....몸속 '이 물질', 탈모 치료한다고?
인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한 단당류가 탈모 치료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이 '달콤한 해결책'으로 쥐의 모발 성장을 촉진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전 세계 남성의 절반까지 영향을 미치는 남성형 탈모증, 즉 안드로겐성 탈모증 치료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달콤한 해결책으로 불린 이 단당류는 몸속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당인 2-디옥시-D-리보스(2-deoxy-D-ribose, 이하 2dDR)다. 2dDR은 동물과 인간 모두에서 여러 생물학적 과정에서 근본적인 역할을 한다. DNA와 RNA의 구성 요소인 뉴클레오타이드의 생합성에 관여하며, 세포 대사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인체의 다양한 조직과 세포에서 발견되며 세포 성장과 분열, 손상된 DNA 회복 과정 등에 기여하는 물질이다.
영국 셰필드 대학교 셰일라 맥닐 교수팀과 파키스탄 COMSATS 대학교의 무함마드 야르 교수팀은 공동으로 지난 8년 동안 단당류인 2dDR가 새로운 혈관 형성을 촉진해 상처 치유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연구해왔다. 이 과정에서 2dDR로 치료 중인 상처 주변의 모발이 치료하지 않은 부위보다 더 빨리 자라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 현상'을 확인하기 위해 실제로 남성형 탈모의 원인과 유사한 테스토스테론 유발 탈모 쥐 모델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2dDR을 탈모 쥐에 소량 적용했더니 새로운 혈관 형성을 도와 털 재생이 촉진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약리학(Frontiers in Pharmacology)' 저널에 "Stimulation of hair regrowth in an animal model of androgenic alopecia using 2-deoxy-D-ribose" 제목으로 발표됐다.
이 결과를 두고 연구진은 2dDR가 '미녹시딜(Minoxidil)'만큼 모발 재생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녹시딜은 일반적으로 남성형 탈모(안드로겐성 탈모)와 여성형 탈모 치료에 사용되는 성분이다. 애초에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부작용으로 모발 성장이 촉진되는 것이 발견돼 탈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2dDR과 미녹시딜을 함께 사용한 경우와 단독 사용한 경우 모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모발 재생변화 사진_T-3과 T-5) 2dDR가 이 미녹시딜의 효과에 비견될 만큼 모발 성장을 촉진하는 새로운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셰일라 맥닐 교수는 남성형 탈모의 유병률과 FDA 승인 치료법에 대해 언급하면서, "남성형 탈모는 전 세계 남성들에게 매우 흔한 상태이지만, 현재 이를 치료하기 위한 FDA 승인 약물은 미녹시딜과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 두가지 뿐"이라며 "이번 연구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2dDR 당을 사용해 모낭에 혈액 공급을 증가시켜 모발 성장을 촉진함으로써 탈모치료가 간단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공동 연구자인 파키스탄의 무함마드 야르 교수는 "혈관을 새롭게 형성하는 2dDR 당은 자연적으로 발생한다"며 "비교적 저렴하고 안정적이며 다양한 겔 또는 드레싱 형태로 전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 당의 장점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2dDR가 남성 탈모 치료를 위해 더 탐구할 만한 매력적인 후보 물질이라는 것이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초기 단계에 지나지 않음을 인정하면서도 남성의 자아 이미지와 자신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 잠재적 혜택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도 덧붙였다. 간단한 2dDR 당 사용으로 탈모로 고통받는 남성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