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에 공만한 물집이 볼록"...호수에 발 담갔을 뿐인데, 무슨 일?

프랑스 유명 호수에 다리 담근 후 다음 날 다리에 빨간 발진과 물집 투성이... '식물성광피부염'추정

호수에서 다리만 담갔을 뿐인데 다음 날 다리가 빨갛게 달아오르고 테니스공만한 물집이 군데군데 생긴 모녀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보도 갈무리]
호수에서 다리만 담갔을 뿐인데 다음 날 다리가 빨갛게 달아오르고 테니스공만한 물집이 군데군데 생긴 모녀의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알바나 타누시는 지난 6월 9일 여섯 살 딸과 함께 프랑스 엑 레뱅의 부르제 호수를 방문했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수영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한 두 사람은 대신 팔과 다리를 물에 담갔다.

다음 날 아침, 엄마와 딸은 자신들의 몸을 보고 깜짝 놀랐다. 빨갛고 노란 물집이 거대하게 팔과 다리를 덮고 있었던 것이다. 원인은 식물성광피부염(phytophotodermatitis, 피부에 묻은 식물 화학 물질이 햇빛에 노출되면서 발생하는 피부 반응)으로 추정됐다. 어떤 식물이나 물질이 이들 모녀의 몸에 접촉했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프랑스 동부 사부아에 위치한 부르제 호수는 가장 아름다운 자연 호수 중 하나로 꼽힌다. 매년 수천 명의 관광객이 수영, 요트, 골프를 즐기기 위해 몰려든다.

타누시는 현지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물집이 자라난 다리를 보며 "정말 내 다리일까? 이게 내 다리일까?" 다리가 아닌것 같다고만 생각했다"며 "물집 중 하나 하나가 눈앞에서 부풀어 오르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딸 또한 "물집이 일어나면서 따끔거리고 아팠으며 다리는 온통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고 덧붙였다.

타누시는 통증을 진정시키기 위해 식물성 피부염 치료를 위한 모르핀 성분의 크림을 처방받았다. 이후 물집은 가라앉았지만 며칠이 지나서도 타누시와 딸의 다리는 여전히 건조한 상태였고 결국 흉터가 남았다.

물집은 가라앉았지만 며칠이 지나서도 타누시와 딸의 다리는 여전히 건조하고 흉터가 남았다.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보도 갈무리]
푸로쿠마린이라는 성분 함유된 식물...햇빛에 반응해 발진과 물집 등 유발, 여름 국내 환자들 많아져

식물성광피부염은 피부가 ‘푸로쿠마린(Furocoumarin)’이라는 성분이 포함된 식물에 접촉한 뒤 자외선에 노출됐을 때 생기는 광독성 피부질환의 일종이다. 태양에 노출된 피부에서 광화학 반응이 일어나, 수 시간 이내에 △피부 발진 △부종 △가려움증 △튀어 오른 구진 △물집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물집과 발진이 없어진 후에는 갈색이나 청회색의 색소침착이 생긴다.

푸로쿠마린 성분은 대개 레몬, 라임, 귤, 오렌지, 자몽, 당근, 셀러리, 무화과, 파슬리, 콩과 식물 등에 존재한다. 라임이나 레몬을 짜다가 즙이 몸 어딘가에 튄 뒤에 강한 햇볕에 노출되도 발생 할 수 있다. 푸로쿠마린의 한 종류인 ‘5-메톡시소랄렌’ 성분이 들어간 향수를 뿌렸을 때 그 부위에 색소 침착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의정부을지대병원 피부과 한별 교수에 따르면 실제로 여름과 겨울 휴가철에 식물성광피부염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다. 원인이 되는 식물 성분에 다시 노출되지 않는다면, 치료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없어진다. 한별 교수는 "보통 급성 병변이 좋아지는 데는 일주일 정도 걸리고, 이후에는 갈색의 색소침착이 남는다"며 "평균 2~3개월, 길게는 6개월 이상 지속되기도 하므로 부위가 심하게 가렵거나 물집이 생겨 불편함이 크다면 바로 피부과를 방문해 치료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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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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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k*** 2024-06-26 09:34:05

      호수에 발을 담그지 않아야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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