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집단휴진 강요' 조사 착수...의협 "부당한 공권력 행사"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강제성 입증이 관건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의사협회(의협)에 대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조사에 착수했다. 18일 집단휴진을 개원의에게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탓이다.
19일 오후 공정위는 서울 용산구 의협 사무실 등에 조사관을 파견해 집단 휴진 강요 의혹 등과 관련한 자료들을 조사했다.
의협은 지난 9일 개원의 등 소속 회원의 집단휴진을 결의했고, 18일 대정부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난 17일 공정위에 의협을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위반' 혐의로 신고한 상태다.
현재 공정위는 의협의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다. 공정거래법은 근로자가 아닌 사업자에게 적용된다. 이에 그간 전공의와 의대 교수는 병원 소속 근로자라 법 적용이 어려웠으나, 의협은 개인사업자인 개원의 단체라 공정위 소관에 해당한다.
따라서, 향후 관건은 사업자 단체인 의협이 개인 사업자인 개원의에게 휴원하도록 강제했는지 여부다. 참여를 강제했거나 압박했다면 위법 여지가 있다. 이는 넓은 의미의 담합으로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위반이 인정될 경우 사업자단체는 10억원 이내의 과징금에, 의협 회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은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공정위는 앞서 2000년 의약분업, 2014년 원격의료 도입 당시 의사파업 등을 주도한 의협을 검찰에 고발한 전례가 있다. 2000년 당시엔 대법원이 공정위 승소를 판단했던 반면, 2014년 당시엔 개인 의사들의 사업 활동에 대한 의협의 부당한 제한이 없었다고 결론 냈다.
의협은 이날 조사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입장문을 냈다. 입장문에서 의협은 "의료계의 자율적이고 정당한 의사 표현을 공권력을 동원해 탄압하는 것은 매우 부당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의료 제도에 의사의 양심과 사명을 다해 저항하고자 하는 자발적 참여"라며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한 행동은 결코 탄압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