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소 전파 조류독감 세 번째 감염자 나와

결막염 증세만 보인 앞 환자들과 달리 호흡기증상 처음 보고돼

현재 미국에서 젖소를 감염시키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한 인체 감염은 이번이 세 번째다. 세 사람 모두 서로 접촉한 적이 없기에 모두 소와 함께 일했기 때문에 소에서 사람으로 전염된 사례로 추정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 젖소 전파 고병원성 조류독감(H5N1)에 감염된 세 번째 환자가 나왔다. 이번에도 젖소 농장 종사자였지만 앞서 두 환자는 결막염 증세와 보인 것과 달리 호흡기 증상이 처음으로 보고됐다. 미국 미시건주 보건복지부의 발표를 토대로 CNN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니라브 샤 수석부국장은 “이 환자는 기침, 코막힘, 인후통, 눈곱 등 호흡기 증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바이러스가 다른 많은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한 가지 이상의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놀라지 말고 경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호흡기 증상이 추가됐다고 해서 반드시 바이러스가 더 위험해졌다거나 사람 간 전염이 더 쉬워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오염된 손으로 눈을 비비는 대신 착유실에서 감염성 에어로졸을 흡입한 감염경로의 차이로 인해 폐 증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많은 수의 젖소가 감염된 것으로 보고된 미시건주에서는 두 번째와 세 번째 환자가 나왔다. 미시건주 최고의료책임자인 나타샤 바그다사리안 박사는 “미시간에서 발생한 첫 번째 사례에서는 감염된 우유가 눈에 직접 튄 후 눈 증상이 발생했고 이번 사례에서는 감염된 젖소에 직접 노출된 후 호흡기 증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 사람 모두 개인 보호 장비(PPE)를 착용하지 않았다”면서 “낙농 및 가금류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확산을 방지하는 데 있어 PPE가 중요한 도구”라고 강조했다.

샤는 미시간주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약 220명을 집중 관찰하고 있으며 과거 감염 또는 노출을 반영하는 H5N1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가진 근로자의 수를 확인하기 위한 혈액검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인간 대 인간 전염의 지속적인 징후를 보지 못했고, 현재 일반 대중에 대한 건강 위험은 낮은 상태”라고 말했다.

연방정부 보건당국자들은 9개 주 40개 이상의 젖소 농장으로 확산된 조류독감 발병을 추적하고 억제하기 위해 새로운 지출과 기타 노력을 약속했다. CDC는 낙농업 종사자들에게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개인 보호 장비를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미국 농무부는 감염된 동물이 있는 농장에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재정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샤 박사는 “이전에는 처음 두 사례의 결막염을 고려할 때 눈 보호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번 사례는 낙농업 종사자들에게 마스크 및 기타 형태의 차단장비의 중요성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 젖소를 감염시키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한 인체 감염은 이번이 세 번째다. 세 사람 모두 서로 접촉한 적이 없기에 모두 소와 함께 일했기 때문에 소에서 사람으로 전염된 사례로 추정된다. 앞선 두 사례는 눈 감염으로 인한 결막염 증세를 보였다.

세 번째 환자의 경우는 가벼운 눈 증상으로 결막염 진단을 받지는 않았다. 이 환자는 감염된 소와 직접 접촉했으며 지역 보건 당국에 몸이 아프다고 보고했으나 증상은 경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자에겐 타미플루와 동일한 성분의 항바이러스제 오셀타미비르를 처방됐으며 현재 자택에서 격리 중이다. 환자의 가족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예방 차원에서 항바이러스제가 투여됐다. 낙농장의 다른 직원들은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모니터링 중이라고 CDC는 밝혔다.

독감 바이러스는 외부 외피에 있는 두 가지 단백질, 즉 H(헤마글루티닌) 단백질과 N(뉴라미니다제) 단백질로 분류된다. CDC의 검사 결과, 세 번째 환자는 H5 단백질을 가진 독감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음이 확인됐으며, 바이러스의 N 부분이 N1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 서열 분석을 실시할 예정이다. 앞으로 며칠 안에 그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CDC는 수요일 밤 해당 환자가 H5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을 확인하고 그 결과를 미시간주 보건복지부에 전달했다. 미국 보건복지부는 지난주 국가전략비축물자에 대량으로 보관돼 있는 480만 회분의 H5N1 백신을 재포장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발표했다. 백신을 재포장하는 과정은 최소 두 달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특정 집단에게 백신을 제공하거나 권장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반면 미시간주 보건부는 가금류나 낙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계절 독감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닥터콘서트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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