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좀약 먹으면 정말 간 나빠질까?

피부과학회가 전한 ‘무좀에 대한 오해와 진실’

피부사상균(백선균)은 피부의 겉 부분인 각질층이나 머리털, 사타구니, 손톱, 발톱 등에 침입해 기생하면서 피부병을 유발하는데, 이것이 바로 무좀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고온다습한 무더위가 찾아오면 인체에 땀이 많이 나고 곰팡이(진균)의 활동과 증식이 왕성해지면서 발에 무좀이 생기거나 악화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무좀은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주변으로부터 쉽게 옮을 수 있다.

온도가 높고 습기가 많은 곳에 주로 서식하는 곰팡이 중에서 피부사상균(백선균)은 피부의 겉 부분인 각질층이나 머리털, 사타구니, 손톱, 발톱 등에 침입해 기생하면서 피부병을 유발하는데, 이것이 바로 무좀이다.

백선균은 특히 발을 좋아한다. 신발 속의 발에 축축하게 땀이 차면 피부의 각질층이 불어나고, 무좀균에게 딱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 하루 종일 꼭 끼는 신발을 신고 일하는 사람, 습도가 높은 곳에서 생활하거나 땀이 많이 나는 사람에게서 무좀이 많이 나타나는 이유이다.

무좀 예방의 핵심은 역시 통풍과 청결이다. 땀을 많이 흘린 뒤, 외출에서 돌아온 뒤에는 발을 깨끗이 씻고 보송보송하게 잘 말려주어야 한다. 땀을 잘 흡수하는 천연섬유 양말을 준비해 매일 갈아 신도록 하고, 발 냄새가 심하고 땀이 차는 사람은 출근 시 여분의 양말을 준비해 바꿔 신어준다. 구두나 운동화도 같은 것만 계속 신지 말고 번갈아 신는다. 발바닥 각질층이나 발가락 사이에 무좀 증세가 생기면 항진균제를 사용하면서 필요시 항생제 요법(2차 감염 예방)을 추가한다.

많은 사람이 무좀 때문에 고생하지만 생명과 직결되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방치하곤 한다. 다양한 민간요법이 있고, 인식 또한 잘못된 부분이 많다. 실제로 대한피부과학회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복수 응답), 무좀에 대한 국민의 인식에 상당한 오해가 있었다.

첫째, 청결하게 관리만 해도 나을 수 있는 질환(38%), 여성보다는 남성이 더 걸리기 쉬운 질환(36%), 습하고 더운 여름에만 발생하는 질환(35%) 등의 인식이다.

발의 청결만으로 무좀을 이길 수 없어

무좀은 청결한 발 관리가 예방과 치료에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적절한 무좀 치료를 시행하지 않으면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또한 실제로 남성 무좀 환자가 여성보다 많지만, 여성보다 남성이 무좀에 더 취약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므로, 여성보다 남성이 더 걸리기 쉬운 질환이 아니고 ‘여성보다 남성 무좀 환자가 더 많다’가 정확한 표현이다.

피부과학회에 따르면 무좀은 여름에만 발생하는 질환이라기보다는 여름에 증상이 악화되는 질환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 겨울에도 발생할 수 있지만, 여름철에 온도와 습도가 올라가면 무좀을 일으키는 균의 성장이 활발해지면서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둘째, 무좀약의 부작용이 크다는 것인데 △발진·가려움 등 피부 부작용이 생긴다(60.4%) △간이 나빠진다(48.5%) △속이 메스꺼워진다(31.8%) △면역력이 떨어진다(18.3%) 등의 인식이다.

피부과학회에 따르면, 무좀약은 부작용에 대해서 부풀려진 측면이 크다. 이 때문에 환자들이 무좀 치료를 무서워하고, 회피하게 되는 것이 문제이다. 무좀약으로 사용되는 항진균제는 곰팡이의 세포막 형성을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바르는 항진균제와 먹는 항진균제가 있다.

무좀은 바르는 항진균제로 치료할 수 있다. 이 경우 부작용은 6% 정도다. 대부분 약을 바른 부위에 국한된 가벼운 피부 반응에 그친다. 먹는 항진균제의 경우, 테르비나핀(성분명) 약제는 무좀을 일으키는 중요한 곰팡이인 적색 백선균에 75~85%의 치료율을 보인다. 복용 후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에는 구역감이나 설사 같은 소화기계 장애(4.9%), 피부 발진이나 가려움증 같은 피부 증상(2.3%) 등이 보고되었다.

먹는 약 부작용, 부풀려진 측면 상당해

다른 먹는 약인 이트라코나졸(성분명)은 가벼운 소화기계 증상이나 두통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심각한 수준의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은 드물다. 또한 특별한 다른 증상 없이 간 수치가 상승하는 경우는 1.9~3% 정도에 그쳤다. 따라서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 후 환자의 무좀 증상과 기저질환 및 복용 중인 약, 현재 건강 상태에 맞는 안전하고 적합한 치료를 받는다면 무좀 치료를 겁낼 이유는 없다.

셋째, 치료를 중단한 이유로 ‘증상이 호전되어 더 이상 치료가 필요 없을 것 같아서’(52.9%), ‘기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25.5%) 등을 꼽았다.

피부과학회에 따르면, 무좀의 치료 기간은 진균의 종류, 감염된 부위, 환자의 기저질환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대략 발 무좀의 경우 바르는 항진균제로 치료하면 한 달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 치료가 잘 안되는 무좀이나 두피에 발생한 무좀에는 먹는 약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 경우에도 대부분 2~3개월 안에 증상이 호전된다.

무좀 치료의 완료는 피부 증상이 호전되었는지, 실제로 곰팡이 감염이 사라졌는지 등에 대한 전문의의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증상이 없다고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피부에 남아있던 곰팡이가 다시 무좀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증상이 좋아지고 나서도 2~3주간 치료를 지속해야 하고, 치료 후에도 경과 관찰이 필요할 수 있다.

    박효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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