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작, 깨물어야 제맛?”…얼음 씹어 먹는 사람, ‘이것’ 때문?

날씨 관계없이 얼음 습관적으로 씹어 먹고 싶다면 빙섭취증 가능성

무더운 여름이든 추운 겨울이든 얼음을 씹어 먹고 싶다면 빙섭취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얼음 중독증이라고도 불리는 빙섭취증은 스트레스, 철분 부족 등 이유로 나타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음료를 마시고 남은 얼음을 씹어 먹는 사람이 많다. 이런 습관은 흔히 치아가 깨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할 뿐만 아니라 빙섭취증(pagophagia)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자신도 모르게 얼음을 강박적으로 깨무는 습관인 빙섭취증에 대해 최근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가 보도한 내용이다.

빙식증, 얼음 중독증 등 다양하게 불리는 빙섭취증은 무더운 여름을 비롯 추운 한겨울에도 얼음이 생각나고 습관적으로 씹어 먹는 증상이다. 음식물이 아닌 영양학적 가치가 없는 흙, 종이, 유리, 지우개 등을 씹는 이식증과 비슷한 현상이다.

빙섭취증은 스트레스, 지루함, 배고픔 등 여러 이유로 발생할 수 있다. 철분이 부족한 식사를 지속하거나 빈혈이 있는 사람도 빙섭취증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 미국 의학데이터베이스 펍메드(PubMed)에 게재된 한 논문에 따르면 철 결핍성 빈혈 환자의 88%는 얼음 중독 증상을 보였다.

얼음 씹어 먹는 습관은 법랑질 미세 균열 유발…시리고 찌릿한 통증 나타나

전문가들은 이유가 무엇이든 얼음 씹는 습관은 멀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의 치과의사이자 미국치과협회(American Dental Association) 소비자 자문 대변인인 루팔리 쿨카르니 박사는 “치아 법랑질은 수천 개의 미세한 결정으로 구성된 막대모양 구조로 이뤄져 있다”며 “얼음 결정과 치아를 서로 강한 힘으로 밀어내면 그중 하나는 부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법랑질은 치아의 가장 바깥쪽을 둘러싼 부위다. 물건도 세게 다루면 균열이 생기고 제 기능을 못하듯 치아도 마찬가지다. 치아에 금이 가면 시리고 찌릿한 통증이 발생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치아 균열은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세하지만 방치하면 벌어진 틈 사이로 세균이 침투한다. 손상 부위는 점점 넓어져 치아가 깨지는 최악의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다.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치과의사인 그레첸 야버러 박사는 “딱딱한 물질을 씹으면 치아에 미세 골절이 발생한다”며 “치아를 강하게 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미세 골절은 심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부러진 치아는 뽑아야 하거나 뼈 이식, 임플란트 식립 등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살코기·생선·녹색 채소류로 철분 보충 빙섭취증 방지에 도움 

치아 건강을 지키려면 딱딱한 얼음을 비롯 이를 악무는 습관, 외부 충격 등은 피하는 게 좋다. 치아 통증이 있다면 신속히 병원을 찾는 게 좋다. 단, 치아 균열 등이 무조건 통증을 유발하진 않는다. 증상이 없거나 일시적인 통증만 나타날 수 있어 정기검진을 통해 치아 상태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철분이 부족하지 않도록 식사하는 것도 빙섭취증 방지에 도움된다. 철분은 살코기, 생선, 콩, 달걀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과 시금치, 케일, 청경채 등 녹색 채소류에 많다. 커피, 탄산음료, 차 등 섭취는 가급적 줄여야 한다. 이들 음료에 든 카페인, 인, 탄닌과 같은 성분은 철분의 흡수율을 떨어뜨린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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