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3 보충제 먹어? 말아?…“심장 건강하면 오히려 해로워”

반면에 심장질환 있는 사람들은 심장마비 위험 낮아져

오메가-3 보충제
오메가-3 보충제를 정기적으로 먹는 것이 심장이 건강한 사람에게는 득보다 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생선 기름(어유·魚油) 보충제를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중산대, 영국 리버풀대, 미국 세인트루이스대 등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어유 보충제를 정기적으로 섭취하면 심장 건강이 좋은 사람들 사이에서 심장 질환과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이미 심장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며, 잠재적으로 심장 질환의 진행을 늦추고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에 의하면 생선 기름 보충제를 복용하는 건강한 사람들은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키는 심장 리듬 문제인 심방세동(심방 잔떨림) 발생 위험이 13% 증가했다. 또한 뇌졸중 위험은 5% 높아졌다.

중국 중산대 의대의 후아리앙 린 박사(유행병학)는 “이번 연구는 생선 기름이 심혈관에 미치는 불확실한 이점과 역효과 때문에 어유 보충제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그러나 기존에 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 생선 기름을 정기적으로 사용하면 심방세동으로 인한 심장마비 위험과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06~2010년 영국 바이오뱅크(Biobank)에 등록된 40~69세의 백인여성 41만5737명을 대상으로 2021년 말 혹은 대상자가 사망한 날까지 조사를 진행했다. 이들 중 13만365명은 정기적으로 오메가-3 지방산이 함유된 생선 기름 보충제를 섭취했다.

참가자들의 심장 건강 상태는 ‘정상’, ‘심방세동’, ‘심장마비’, ‘사망’ 등 4단계로 나눠 평가했다. 연구 결과 심혈관질환이 없으면서 생선 기름 보충제를 먹은 사람들은 심방세동과 뇌졸중 위험이 각각 13%, 5% 증가했다.

12년간의 연구 기간 동안 심혈관 질환이 없으면서 보충제를 먹은 참가자 1만8367명에게서 심방세동이 발생했고, 2만2636명이 심장마비, 뇌졸중 또는 심부전을 겪었다. 연구 대상자 중 전체 사망자는 2만2140명인데 이중 1만4902명은 심방세동이나 심각한 심혈관 질환이 없었다.

이에 반해 기존에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심장마비와 사망 위험이 감소했다. 연구 시작 시점에서 심혈관 질환을 가진 사람들 중에서 생선 기름 보충제를 정기적으로 섭취하는 것은 심방세동에서 심장마비로 진행될 위험을 15%, 심장마비에서 사망으로 진행될 위험을 9%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 앞서 전문가들은 오메가-3가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해 7월 미국심장협회(AHA)와 미국심장학회(ACC)를 비롯한 미국 임상약학회(ACCP), 미국 자문약사협회(ASCP), 미국국립지질협회(NLA) 등의 6개 협회는 ‘만성 관상동맥질환 환자 관리를 위한 임상실무지침위원회 보고서’를 통해 “오메가-3 사용은 관상동맥질환자에게 도움이 안 된다, 사용하지 마라!”고 발표한 바 있다.

6개 협회는 오메가-3 사용을 금지하고, 트랜스 지방은 피해야 하며, 체중 관리를 위해 살 빼는 약을 먹을 때는 반드시 성분을 확인, 진통제도 조심해야 한다는 등 관상동맥질환자 관리 지침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생선 기름 보충제와 심혈관 질환 발병 간의 인과관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기 위해선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메가-3를 비롯한 영양소는 보충제 형태로 섭취하는 경우에는 효과가 떨어지며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이번 연구 결과(Regular use of fish oil supplements and course of cardiovascular diseases: prospective cohort study)는 국제 학술지 ≪영국의학저널 메디슨(BMJ Medicine)≫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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