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파라 품은 루닛 “방대한 의료데이터에 기술력 더할 것”

미국·유럽 등 글로벌 유방암 검진 시장 적극 공략 예정

서범석 루닛 대표(오른쪽)와 테리 토마스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 CEO가 22일 인수합병을 발표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장자원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글로벌 유방암 검진 플랫폼 기업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이하 볼파라)’ 인수(M&A)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22일 밝혔다.

양사는 이날 서울 강남구 루닛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M&A 완료 소식을 전하며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볼파라는 미국 유방암 진단 시장에서 4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진단 플랫폼 기업이다. 미국 내 2000여개 유방암 검진 기관에 검진 솔루션을 제공하며, 전체 매출의 97% 이상을 미국 시장에서 올리고 있다.

루닛은 볼파라의 방대한 데이터와 고도화된 솔루션을 활용해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볼파라는 현재 1억 장 이상의 유방 촬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매년 추가되는 데이터만 약 2000만 장 규모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최근 AI 개발 트렌드는 수작업을 최소화하고 대규모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이라며 “이런 트렌드에 맞춰가기 위해서는 빠르게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볼파라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기존에 루닛이 의료 기관과의 연구 계약을 통해 의료 데이터를 수집해왔다면, 이제는 대규모 데이터 제공 전문 업체나 고객으로부터 직접 데이터를 수집하겠다는 것이 서 대표의 설명이다.

이에 루닛은 지난해 9월 볼파라 경영진과 만나 M&A를 처음 제안했으며, 같은 해 11월 독점 실사 후 12월 인수 계약을 체결하는 등 빠른 속도로 인수 작업을 추진했다. 올해 초에는 뉴질랜드 해외투자규제청과 고등법원의 투자 계획 승인을 받은 후 지난 21일 루닛이 볼파라를 자회사로 최종 편입하며 8개월 간의 M&A 작업을 마무리했다.

향후 양사의 목표와 비전을 설명하고 있는 서범석 루닛 대표. 사진=장자원 기자.

서 대표는 “AI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암을 정복하겠다는 공통의 비전과, AI가 의료 분야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기반으로 양사가 인수합병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데이터 활용 이외에도 양사는 각자의 솔루션을 결합해 유방암 검진 정확도를 끌어올리는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식별해 치료 경로를 맞춤화하는 볼파라의 솔루션 ‘리스크 패스웨이(Risk Pathways)’나 AI 이미지 분석 소프트웨어 ‘스코어카드(Scorecard)’ 등을 루닛의 검진 전문 솔루션과 결합해 정확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현재 루닛은 소프트웨어의 일본 시장 공급을 위해 후지필름과 협력하는 등 파트너사를 활용한 유통 전략을 활용하고 있는데, 볼파라는 미국 내에 강력한 자체 판매 채널을 구축한 만큼 유통 면에서도 양사의 시너지가 발생할 전망이다.

서 대표는 “볼파라 인수에 따라 매출 상승 등 실적 개선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며 “내년 기준 매출 1000억원 돌파 및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AI 헬스케어 분야에서 이 정도 수치는 상당히 이례적인 수준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소프트웨어 개발사의 특성인 높은 마진율을 기반으로 이후에도 성장 곡선을 그려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테리 토마스 볼파라 CEO는 “각자의 전문성을 가진 양사의 협력을 매우 의미있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볼파라는 자체 플랫폼에 폐암이나 폐 결절 진단 소프트웨어를 연계하는 등 유방암 외 시장으로 확장을 계획하고 있는데, 암 검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갖춘 루닛과의 협력으로 다양한 시장 공략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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