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다 범죄 목격했는데...그냥 보게만 되는 이유, 왜?
갑자기 스트레스 받으면 피해자 돕기로 결정…가해자 응징엔 특별한 ‘인지적 노력’ 필요
눈 앞에서 벌어지는 범죄행위를 보고 즉각 가해자를 응징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범죄행위를 목격할 때 급성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해자를 응징하기 보다는 피해자를 돕는 것을 선호하며, 가해자 응징에는 특별한 ‘인지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베이징사범대 연구팀은 52명을 대상으로 불의에 직면했을 때 목격자(제3자) 개입을 유도하는 신경 과정에 대한 모의실험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갑자기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해자를 응징하려는 목격자의 의지와 응징의 심각성이 낮아지고, 피해자를 도우려는 의지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은 목격자가 가해자를 응징하기로 결정할 때에는 의사결정 및 사고와 관련된 뇌의 특정 영역(배측전전두피질, DLPFC)이 훨씬 더 많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화겐 왕 박사(인지신경과학)는 "범죄행위 목격자가 급성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해자 응징에서 피해자 돕기로 제3자 개입의 형태를 바꾼다. 타인인 가해자를 응징하는 데는 더 깊은 생각과 인지적 통제 및 계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목격자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인지적 자원을 가해자 응징보다 피해자 돕는 방법 결정에 훨씬 더 많이 투입한다. 그 때문에 더 관대하고 더 협조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참가자 52명을 모집해 제3자 개입의 경제적 패러다임과 컴퓨터 모델링 접근법을 결합한 '특정 사건 관련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연구'를 수행했다. 참가자(목격자에 해당)의 약 50%는 제3자 개입 과제의 시작 직전 3분 동안 얼음물에 손을 담가 스트레스를 스스로 일으켰다. 그런 뒤 연구팀은 참가자에게 타인과 관련된 불공정 사건에 개입할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불공정 사건을 목격하면서 갑자기 스트레스를 받으면 ‘응징주의’보다는 ‘이타주의’를 선택할 확률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행위의 가해자를 응징하기보다는 피해자를 돕는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경향이 더 짙다는 뜻이다. 하지만 범죄행위 목격자의 뇌가 스트레스 상황에서 가해자를 응징하는 것과 피해자를 돕는 것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이루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이 연구 결과(Acute stress during witnessing injustice shifts third-party interventions from punishing the perpetrator to helping the victim)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생물학(PLOS Biology)》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