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굶겨 죽여라!”… ‘이것’ 차단하는 약물로 폐암 치료

필수아미노산 ‘글루타민’ 섭취 차단하는 ‘특정 약물(DRP-104)’ 효과 드러나

폐암의 암세포를 쫄쫄 굶겨 죽이는 특정 약물(DRP-104)이 면역세포의 힘을 높이고 암세포의 힘을 낮춰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폐암의 암세포를 쫄쫄 굶겨 죽이는 약물이 면역세포(T세포)의 힘을 강화하고 암세포의 힘을 약화해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대 연구팀은 암세포가 필수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루타민을 섭취하지 못하게 막는 특정 약물(DRP-104)이 폐암 중 가장 흔한 폐 선암의 세포 성장을 많이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의하면 올해 미국에서는 23만 명 이상이 새로 폐암 진단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폐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중 약 50%는 사망한다. 폐 선암 4기 환자가 5년 생존할 확률은 5%도 채 안 된다. 국내에선 매년 약 2만 명이 폐암으로 사망한다. 폐암이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Glutamine antagonist DRP-104 suppresses tumor growth and enhances response to checkpoint blockade in KEAP1 mutant lung cancer)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실렸다.

암세포는 글루타민 등 특정 영양소를 먹고 자란다. 특히 글루타민이 부족하면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숀 데이비슨 박사(폐암 및 중환자 치료)는 “폐암 치료제가 잘 듣지 않는 폐 선암은 특정 유전자(KEAP1)의 돌연변이에서 비롯되는 사례가 많다. 예후(치료 후 경과)가 좋지 않은 폐 선암 환자의 치료에 특정 약물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특정 유전자(KEAP1) 돌연변이로 생기는 암세포는 필수 아미노산인 글루타민 결핍에 매우 민감하다. 글루타민은 에너지, DNA 합성을 위한 대사 전구체, 단백질의 구성요소로 쓰인다.

연구팀은 암세포가 글루타민을 섭취하는 것을 차단하는 특정 약물(DRP-104)을 환자 유래 폐암 세포에 투여했다. 그 결과 이 특정 약물이 악성종양의 성장을 늦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 단일세포 시퀀싱(염기서열분석)과 기능 분석을 통해 치료받은 세포를 분석했다. 그 결과 특정 약물이 면역세포(T세포)의 고갈 현상을 뒤집고 항암 면역을 강화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비슨 박사는 “폐 선암에서 DRP-104는 글루타민 대사, 뉴클레오타이드 합성에 중요한 다른 대사 효소를 표적으로 삼아 공격하기도 하며 암세포를 굶겨 죽이는 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 DRP-104가 T세포 집단(CD4 및 CD8)이 점점 감소해 없어지는 양을 줄이고, T세포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강화하고, KEAP1 돌연변이 암에 대한 면역관문억제제의 치료 효과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사이토카인은 면역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로 면역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글루타민은 홍합 새우 게 바다생선 등 해산물, 닭 양 소고기, 양배추 우유 달걀 리코타치즈 견과류 강낭콩 등에 많이 들어 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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