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치료제보다 2.6배 효과 좋아...폐암 치료제 새길 열리나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조병철 교수 연구팀... "암세포성장억제율 183%"
기존 폐암 치료제보다 효과가 2.6배 가량 뛰어난 새로운 치료제가 나왔다. 항암치료 내성 극복 정도 또한 기존 모델 보다 뛰어나 폐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마련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린다.
폐암은 암세포 크기 등에 따라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암폐암으로 구분한다. 폐암 환자 중 80~85%가 비소세포폐암에 해당한다.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비소세포성 폐암 중 약 절반에서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에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된다.
이를 치료하려면 EGFR 돌연변이를 찾아 없애는 표적치료제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를 사용한다. 문제는 내성 발생이다. 1·2세대 치료제 환자 상당수가 T790M 돌연변이 내성을 보인다. T790M을 극복하기 위해 나온 3세대 치료제 오시머티닙도 C797S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효과가 감소한다.
이에 최근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조병철 교수 연구팀은 4세대 표적치료제 'BI-4732' 효과를 전임상 단계에서 확인했다. BI-4732는 독일의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서 개발 중인 4세대 표적치료제다.
연구팀은 △T790M △C797S △엑손 19 결손 삼중 돌연변이가 발생한 환자 세포를 동물에 이식한 후 BI-4732를 투여했다. 암세포성장억제율은 143~183%에 달해 오시머티닙 대비 최대 2.6배의 치료 효과를 나타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삼중 돌연변이 중 두 가지를 가지고 있는 환자 세포를 투여한 동물 실험에서도 기존 오시머티닙과 비슷한 수준의 항종양 효과를 입증했다.
주목할 점은 중추신경계 전이 암세포에 대한 항암 효과다. 많은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가 중추신경계 전이를 보인다. 초기 표적치료제는 혈액뇌장벽을 통과하는 능력이 떨어져 전이 종양에 효과가 좋지 않았다.
연구팀은 EGFR 돌연변이를 실험 쥐에 이식해 BI-4732의 두개(뇌·중추신경계) 내 항종양 효과를 입증했다. 또 삼중 돌연변이 세포를 마우스 두개에 이식한 모델에서는 62%에 달하는 종양 크기 감소를 확인했다. 아무것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과 오시머티닙 투여군의 종양 크기는 오히려 각각 195%, 100% 증가했다.
조병철 교수는 "이번 실험에서는 실제 환자 종양으로 만든 전임상 모델을 활용했다"며 "1~3차 모든 치료 단계에서 효과를 확인해 4세대 치료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암연구지’(Clinical Cancer Research)》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