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흔한 성병 막는 백신, 임상 1상 시험 성공

클라미디아 백신 접종자 100% 중화항체 형성돼

클라미디아는 클라미디아 트라코마티스라는 박테리아에 의해 전파되는 세균성 성병으로 여성 불임의 흔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장 흔한 성병의 하나인 클라미디아에 대한 최초의 예방 백신으로 개발된 CTH522가 임상 1상 시험에 성공했다. 《랜싯 전염병(Lancet Infectious Diseases)》에 발표된 영국과 덴마크 연구진이 주도한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클라미디아는 클라미디아 트라코마티스라는 박테리아에 의해 전파되는 세균성 성병으로 여성 불임의 흔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남성에겐 임질과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지만 보통 여성에겐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이 성병을 방치하면 골반 염증성 질환으로 이어지는데 이로 인해 흉터 조직이 생겨 임신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미국 웨일 코넬 의대의 제이 바르마 교수(인구보건학)는 설명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2년 160만 건 이상의 감염 사례가 발생한 미국에서 가장 흔한 세균성 성병이지만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전미 성병보건 담당자연합(NCSD)의 데이비드 하비 사무국장은 “1950년대 이후 미국에서 가장 높은 성병 발병율을 기록하고 있는 현재 절실히 필요한 백신”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클라미디아는 눈 감염으로 이어질 경우 시력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190만 명이 클라미디아로 인한 시력저하를 겪고 있다.

이번 임상 1상 시험은 2020년~2022년 평균 나이 26세의 건강한 남녀 15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남녀의 수는 같았으며 클라미디아 감염자는 없었다. 연구진은 여러 다른 용량의 백신을 테스트했으며 참가자들은 거의 4개월에 걸쳐 세 차례 백신 또는 위약을 맞았다. 백신은 주사 형태 외에 안약 형태로도 투여됐다.

그 결과 백신을 투여하고 42일째 100% 4배의 혈청 전환(중화항체 형성)이 확인됐다.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고 대부분은 경증에서 중등도의 이상반응을 보였다.

연구진의 일원인 덴마크 국립혈청연구소(SSI)의 예스 디트리히 박사는 “언젠가는 이 백신이 생식계와 눈의 감염을 모두 예방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백신의 효과를 살펴볼 수 있는 더 큰 2상 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성병 백신으로는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와 엠폭스(mpox)에 대한 백신이 개발된 상태댜.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inf/article/PIIS1473-3099(24)00147-6/abstract)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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