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양성 대장염 신약 ‘제포시아’, 크론병엔 효과 부족?

12주 관해 유도요법 임상 실패...유지 및 연장 임상은 진행 중

제포시아 제품. [사진=한국BMS제약]

하루 한 번 먹는 생물학적제제 ‘제포시아(성분명 오자니모드)’가 난치성 질환인 크론병 임상에서 고배를 마셨다. 치료 초기에 시행하는 관해 유도요법으로 제포시아를 사용한 결과 이렇다 할 임상적 혜택이 관찰되지 않았다.

제포시아는 BMS제약이 공급하는 최초의 S1P(Sphingosine 1-phosphate) 수용체 조절제로,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 1일 1회 복용하는 경구제다. 대표적 염증성 장질환으로 분류되는 궤양성 대장염 분야에 제포시아의 치료 효과가 인정 받는 가운데, 같은 질환 범주에 속한 크론병을 놓고서도 귀추가 주목돼왔다.

최근 BMS제약은 크론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제포시아 임상의 초기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제포시아 12주 유도요법의 효과를 평가한 초기 분석 결과 임상적 관해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적 관해 지표는 해당 임상의 성패를 가늠하는 일차 평가변수로 잡혔다.

이번 임상에는 이전에 치료 경험이 없는 600명의 성인 크론병 환자가 등록됐으며, 이들을 대상으로 제포시아 유도요법과 위약(가짜약)의 효과를 비교 평가했다. 제포시아를 이용한 크론병 임상프로그램으로는 첫 번째 시험으로 알려졌다.

BMS 면역학 임상개발 총괄 책임자인 롤랜드 첸 박사는 성명을 통해 “현재까지 크론병 3상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보인 S1P 조절제는 없었다”며 “약물 치료에 따른 증상 완화 효과와 임상적 관해 가능성을 제공하는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결과의 세부적인 임상 데이터나 추후 임상 계획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크론병 임상과 관련해 ‘YELLOWSTONE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제포시아 치료에 효과를 보인 환자를 대상으로 52주 유지요법과, 치료 불응군 및 유지요법을 완료한 환자, 유지요법 기간 질병이 재발한 환자에서 제포시아의 효과를 파악하는 264주 오픈라벨 연장연구 등이 포함된다.

제포시아는 작년에 전년 대비 74% 증가한 4억3400만 달러(약 5850억원) 매출을 올렸다. BMS는 제포시아가 2030년까지 30억 달러(약 4조원)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작년 2월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로 허가를 획득하고 올해 1월부터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고 있다.

현재 S1P 수용체 조절제 시장에는 화이자도 합류한 상황이다. 작년 10월 화이자가 아레나 파마슈티컬스를 67억 달러(약 9조원)에 인수하면서 S1P 수용체 조절제 ‘벨시피티(Velsipity)’를 확보했다. 이 치료제도 크론병 임상 2/3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한편, 염증성 장질환은 소화기관에 염증이 생기는 원인 불명의 만성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대표적이다. 젊은 연령층에서 발병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복통, 설사,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 일상생활에서 불편이 크다. 지난 10년간 국내 염증성 장질환의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인지도가 낮아 발견이 늦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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