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잠이 안 오네…알고 보니 생리 직전?

호르몬 변화 등으로 수면 방해, 부정적 감정 키우고 행복감 저하

여성 불면
평소와 달리 기운이 없고 잠을 제대로 자기가 힘들다면 생리가 다가왔다는 신호일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평소 우울감이나 불면증이 심했던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유독 지치고 깊은 잠을 잘 수 없을 때가 있다.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여성이라면 생리(월경) 전 호르몬 변화가 이유일 수 있다.

잠 방해하고 행복감, 열정 떨어뜨려

《수면연구 저널 (Journal of Sleep Research)》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월경 시작 전 호르몬 변화는 수면을 방해할 뿐 아니라 이로 인해 짜증이 늘고 행복함을 덜 느끼게 할 수 있다고 건강정보매체 ‘에브리데이헬스(Everyday Health)’가 소개했다.

연구진은 18~35세 사이 건강한 51명의 여성에게 수면 추적기를 착용하게 하고 2번의 생리주기 동안 수면과 감정 변화를 기록하도록 했다. 그 결과 월경 시작 전 며칠간은 밤에 자다 깨는 횟수가 평상시에 비해 훨씬 많았고 침대에서 보내는 시간이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월경 전 생식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의 급격한 증가가 이런 현상과 관련돼 있다고 판단했다.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높아지면 체온이 미묘하게 상승해 수면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로 인한 수면 부족이 짜증은 키우고 행복, 평온감, 열정 등 긍정적인 감정을 줄여 생리 전 감정 변화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인 미국 베일러의대 임상 심리학자 겸 수면의학 전문의 제시카 미어스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이미 많은 이들이 경험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호르몬과 수면 사이의 관계보다 이것이 감정 변화에 까지 연결돼 있음을 확인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면 부족이 부정적 감정을 키운다는 사실은 쉽게 떠올리지만 긍정적 감정을 줄일 수 있다고는 보통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소규모 연구라는 점과 참가자 중 호르몬 조절 피임약을 사용한 사람이 없어 비교가 어렵다는 점은 명백한 한계라는 지적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피임약은 호르몬의 안정적 유지를 돕는 역할을 하는데 호르몬 치료를 받는 여성 중 상당수가 여전히 어느 정도의 기분 변화와 수면 장애를 경험한다.

일관된 수면패턴 중요, 카페인 줄여야

원인이 무엇인지와 상관없이 숙면을 위한 꾸준한 관리와 일상 속 노력이 수면 장애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출근을 하는 평일이든 주말이든 상관없이 일관된 수면패턴을 유지하는 것이다. 불금이라고 늦게까지 놀다 새벽에 잠든다거나 주말이라고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자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활동 시간과 수면 시간을 명확하게 구분하면 우리 몸이 이에 익숙해져 보다 푹 잘 수 있게 된다.

수면을 방해할 수 있는 커피 등 카페인이 든 음료는 되도록 섭취를 줄이는 게 좋다. 꼭 마셔야 한다면 모닝 커피는 즐기되, 점심식사 후부터는 카페인 섭취를 피한다.

월경 전후에는 술을 마시지 않거나 되도록 적은 양만 마셔야 한다. 음주 자체가 수면 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알코올이 에스트로겐에 직접 영향을 줘 감정기복이나 짜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월경 전후에도 최대한 평소와 같은 마음, 평온함을 유지하고 싶다면 좋은 친구를 자주 만나거나 좋아하는 운동, 나들이 등 긍정적 감정을 키우는 활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월경 전후의 변화가 문제가 아니라 당연히 생길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는 것도 부정적 감정을 줄이는 데 중요하다.

    김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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