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하면 집중 잘 못한다?"...지능보다 '이것' 때문
지능이 아닌 뇌 기능의 복잡한 작용 방식이 이유, 조정 난이도 높아
집중력이 부족하면 산만하고 지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지능과는 상관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브라운대 카니 뇌과학연구소 연구진은 최근 여러 소음이 공존하는 시끌벅적한 식당 등에서 어떻게 뇌가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그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제대로 집중을 할 수 없는 것은 지능의 문제가 아닌 뇌가 워낙 복잡하게 기능을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여러 색의 움직이는 점을 관찰하도록 하고 그 속에서 특정 패턴이나 색상을 식별하는 등의 과제를 제공한 뒤 뇌 활동을 관찰, 분석했다. 거의 50대 50 비율의 보라색과 녹색 점이 뒤섞여 소용돌이 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어떤 색이 더 많은지 선택하라는 식이다.
연구진은 이렇게 참가자들이 '시각적 산만함' 속에서 집중력을 발휘하게 하는 실험을 통해 뇌의 특정한 두 영역이 집중력과 필터링(산만함 차단) 관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동시에 작용해 과제와 관련이 있는 자극과 없는 자극에 대한 민감도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이 색의 구별이 중요한 과제를 제공하면 두 영역이 함께 다른 자극에 대한 민감도는 낮추고 색에 대한 민감도를 높여 과제 완수를 돕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뇌가 제대로 집중을 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뇌가 너무 단순하거나 지능 떨어져서가 아니라 자극에 반응하고 작용하는 방식이 복잡해 조정 난이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의 수석저자이자 신경과학자인 해리스 리츠 박사는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Xpress)’와의 인터뷰에서 "과제 수행을 위해 뇌가 반응하고 움직이는 방식은 젓가락질과 같은 신체적 작업을 수행하려면 50개 이상의 근육이 움직여야 하는 것처럼 복잡한 과정"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인간이 어떻게 원하는 때에 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인지적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지는 물론 주의력의 한계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 특정 주의력 장애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국립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 등이 후원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행동(Nature Human Behaviour)》에 게재됐다.